2010. 6. 27. 14:22

A팀.

 문군 덕에 또 봤습니다. 디지털 상영이었는데, 피로가 있던 상태여서인지 기기문제인지 몰라도 초반 화면에서 좀 패닝이 부자연스럽단 느낌이 들었는데, 뒤로 가면서 이런건 못느꼈습니다. 피곤해서 그럴려나요.

 A팀인데, 왜 오프닝에 TV판 오프닝의 나레이션이 왜 안나오나 했는데, 결국 엔딩에서 써먹더군요. 결국 영화 자체는 일종의 프리퀄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음직 한데, 실제 내용은 또 딱히 그런 프리퀄이라긴 범위가 다르긴 하더군요.

 내용 자체는 스포일링의 의미가 없는 전형적인 헐리웃식 액션입니다. TV시절 A팀 특유의 개그라고 해야 하나, 그런게 풍부해서 나름의 맛이 있죠. 아메리카 개그라고 하긴 좀 그렇고요. 다만, 리얼리티라는 점에서는 뻥이 좀 많습니다. 로켓포 하나에 한 3~4000TEU쯤 되는 배가 가라앉는거라던가, 컨테이너 크레인이 무슨 로봇팔 레벨로 움직이는 거라던가, 강하속도를 포격으로 줄이는 거라던가... 뭐 이런 거야 오락영화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같긴 하군요. A팀 TV판도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뻥이 많이 들어갔었는데, 영화는 좀 더 만화적으로까지 뻥을 키웠달까요. A팀에 나오던 여러 개그들도 그대로 잘 나와주는지라(그 BA잠재우기라던가), 볼만합니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뭐 다들 A팀 다운 느낌인데, 멋쟁이가 좀 많이 유능해졌다는 거 하고, 한니발이 조금 캐릭터가 달라진 맛이 있달까요. BA는 미스터T의 우악스러움이 맛이긴 한데, 이번 배우는 조금 모자란 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치렁하던 금붙이가 없어서 그럴려나요...-_- 머독은 뭐 제대로인듯도. 외계인까지 되었다 왔으니 저런거겠죠.

 영화 자체는 은근 콜옵 시리즈 패러디가 많더군요. 줄타고 내려가는 건 이번 모느님2 싱글에 자주 나오던 거고, AC-130나 무인기도 딱 모느님 떡밥이죠. 아예 초장에 나오는 구타장면은 콜옵 시리즈 전통의 구타장면을 그대로 옮겼더군요. 연출은 모던1의 알 아사드 패던 그 연출이고요. 호수가의 장면들도 모던1, 2의 장면들에 영향을 받은 느낌이고, 또 기차역 연출에서 총기 이야기 나오는 건 모던2의 그 문제의 미션을 연상하게 하는 면이 있더군요. GTA 패러디도 보이고요.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나는데가 많아서, 패러디+잠재먹인 모방이랄까 그런 면이 많아 보입니다. 알면 재밌는 구석이 제법 될듯...

 머독의 개그는 좀 여전한 거 같습니다. You spin me...라던가, 베를린이 어느쪽이요? 같은거 말이죠. 이건 뭐 아는 사람만 웃을 개그코드인지 극장에서 웃는 사람이 좀 없더군요. 예전에 춤추는 대수사선의 사카시타! 개그랑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스텝롤 끝나고 보너스 영상이 2개 있는데, 사람들이 이걸 안보고 가더군요. 일부러 죽치고 보긴 짧긴 하지만요. 물론 그걸 다 보고 오는 덕성인증을 한건 안자랑....이지만요.

 하여간 소싯적에 잠안자고 A특공대 보던 꼬꼼화라면 재밌게 볼만 합니다. 이런데서 뭔가 진지한 거 찾는 사람은 대략 해X와 몬스터 급의 답이 없는 사람이죠. 그냥 마음가볍게 여름에 즐기는 영화의 왕도급이랄까요. 특히 올드팬에게는 200%가중치를 받는 그런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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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이스맨 2010.06.27 15:27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죠.

  2. BlogIcon 행인1 또는 甲士1 2010.06.27 21: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보면서 '이건 뭔가...'하는 부분이 몇군데 있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였군요.

    • BlogIcon 안모군 2010.06.28 15:58 신고 address edit & del

      뭐 몰라도 웃을 수 있는 부분들이죠. 알면 더 재밌다고 해야 할까요. 브레이브하트라던가.

2009. 10. 22. 21:11

제 9 지대.

  디스트릭트 9을 봤습니다. 재밌네요.

 
  ....라고 끝내면 근 한달만에 쓰는 글에 성의가 없다고 절 MNU지하로 끌고들어갈 사람이 나올것 같아서 좀 더 씁니다.

 인종차별에 대한 함의랄까 그런게 농후한 영화라는 건 홍보부터 전형적으로 나오고 있죠. 뭐, 우리나라 사람은 이거에 대한 감각이 좀 없기는 한데, 사실 저런 식의 출입금지 같은 문구는 종종 개발도상국 같은데서 볼 수 있죠. 실제로 영화에 대한 남아공 경험이 있는 양반들의 이야기들을 보면 거의 남아공판 괴물에 근접하지 않나 싶습니다. 슬럼과 인종차별 같은게 상당히 잘 묘사되어 있죠.

 특히 좀 눈길이 가는건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이른바 행정대집행 장면과, 이 과정에서 쓰이는 오만가지 술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이 MNU에 적대적인 그런 시선으로 보기는 하지만, 첫장면부터 중무장을 하고 들어왔다가 팔이 날아가는 대원이 나오는 등, 전형적인 에스컬레이트된 폭력의 장을 보여주죠. 총과 저격조, 장갑차가 없으면 제대로 다니기조차 힘들다는게 어떤 건지 보여준달까요. 물론, 이게 반쯤은 남용된 폭력의 결과긴 하겠지만 말이죠. 또, 이들을 설득하거나 이런것 없이 다짜고짜 사인같은 걸 요구하고, 또 이들이 알기 어려운 용어들을 남발하죠. 영어권에서는 사실 이런 용어, 이른바 Jargon 이 꽤 민감하게 인식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이게 어떻게 써먹히는지를 잘 보여준달까요. 또 친권박탈이니 이런걸로 협박하는 광경도 이런게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죠. 뭐, 하지만 사실 이런 행정행위라는게, 결국 다른 다수가 다른 사람들의 손을 더럽히면서 하고싶은 걸 하는 부분이기도 하니, 좀 더 거시적으로 본다면 보는 입장이 좀 복잡하달까요.

 아프리카의 식인의식이나 나이지리안 갱 같은 것들은 남아공적인 풍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나이지리아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기꾼이 많죠. 우리나라에서도 무역사기 건수 다수가 여기랑 엮여 있기도 하고, 또 아프리카에서는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에, 기독교, 이슬람과의 점이지대 비슷한데 걸려있기도 해서 종교적으로도 상당히 복잡한 곳이죠. 그러다보니 묘사가 상당히 안좋게 나오는데, 뭐 그게 아프리카의 현실이기도 하니까요.

 영상적으로는 역시 좀 고어한 부분이 많기는 한데, 일단 뭐라고 해야 하나, 액션 시퀀스에 집중하다 보면 좀 무뎌지기는 합니다. 영상 자체는 CG가 아주 퀄리티가 높다기는 애매해도, 적당히 임장감 있게 배합되어 있어서 액션이 어색해진다거나 그런건 적습니다. 특히 오브젝트를 일부러 원경에 둔다거나 하는 식의 처리 덕에 아마도 원래는 좀 빈티가 남에도 꽤 볼만한 영상이 나와준게 아닐까 싶더군요.

 정통파와 사파를 구분한다는게 좀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 SF영화로서 간만에 액션이나 흥행 요소에 완전히 매몰되지 않은, 좀 더 과학이나 사회적인 탈을 씌워 균형감을 갖춘 영화라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 합니다. 일각에서는 찌질한 넘이 왜 소영웅짓을 하고 현실도피를 시키냐고 까기는 하던데, 사실 흥행영화류에서 그렇게까지 찌질한 현실을 찔러대면 표값이 아까워지죠. 흥행도 쪽박이 나고. 꿈높현시 같은 것도 적당해야지, 영화에서까지 그걸 해소못하면 삶이 팍팍하죠. 뭐, 그 역으로 첨예해지면 이건 배달의 기수, 예비군 정훈영화, 공산당 홍보영상 레벨이 되는거고요. 밸런스와 적당함, 그게 미덕이죠.

 그나저나 헤일로 엎어뜨리고 이걸 한걸로 아는데, 엎어뜨린 사람들 속 좀 쓰릴 거 같군요. 맛치프 영화가 이 퀄리티로 나왔다면 상당했을건데 말이죠. 물론, 이 영화만큼 균형감이 있게 나오긴 힘들테지만요. 하여간 간만에 볼만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속편이랄까 그런게 좀 궁금하긴 하지만, 여기서 속편이 나오면 T4 : 샐베이션 짝이 날 거 같아서 좀 애매하군요.

PostScript: 그나저나 프론은 간만에 좀 눈길을 끄는 크리쳐들이군요. 생사람을 토막내는 무시무시한 넘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배역을 받은 프론들은 나름 좀 캐릭터감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파크타운 프론은 존내 무서울 것 같습니다만(손바닥만한 꼽등이같은게 사람한테 펄쩍펄쩍 뛰면서 덤빈다는 건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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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OT DiGITAL 2009.10.23 00:26 address edit & del reply

    최소한 내가 올해 극장에서 봤던 영화들 중에선 최고였지. 미쿡에서는 이미 블루레이가 나온 듯 싶던데, 과연 한국에 나오려나... -ㅅ-

    NOT DiGITAL

  2. BlogIcon 행인1 또는 甲士1 2009.10.24 23: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헤일로 영화가 엎어진건 정말 아깝지요. 그나저나 퇴거 사인 받는 장면은 정말 어느나라를 연상시킨다고 할까나...

    • BlogIcon 안모군 2009.10.25 16:42 신고 address edit & del

      여느 나라나 행정대집행은 비슷한 모양새겠죠.

2008. 8. 14. 16:31

뱃맨 : 닭나잍

 이렇게 적는 걸 원하는 모화론자 선생들이 많으니 그 례에 따라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배트맨 영화는 고릿적의 팀버튼 영화와(벌써 시대가 이정도인가 싶은데), TV 애니메이션을 부정기적으로 본 정도가 전부라서, DC코믹스에서의 배트맨이 어떻게 되고 어떤 흐름을 타고 왔고 어디가 주안점인지는 뭐 논할 재간이 없는 건 당연지사겠죠. 심지어 이 전작인 비긴즈도 안봤으니, 그냥 다크 나이트라는 영화 정도만 두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뭐랄까,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시나리오도 적당히 정신없으면서도 일단 흐름은 딱 이어지고 있고, 그래픽이나 특수효과, 볼거리도 꽤 잘 되어 있습니다. 극장판 공각기동대의 다이브 장면도 이젠 거의 고전이 되다시피 했는지, 여기서 다시 보는 것도 새롭고요. 연기에 대해서도, 크리스쳔 베일의 이중 연기(배트맨의 쉰 목소리+무뚝뚝함과 재벌2세의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꽤 빵빵한 조역급들이 상당한 것 같고, 조커는 그야말로 보는 사람마처 치떨릴만큼이라고 할만했습니다. 그만큼 악역의 극치를 보여주는 연기랄까요. 뭐랄까,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커츠 대령만큼 심연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조금 눈에 거슬리는 거라면, 역시 레이첼 역이 조금 구색에서 비는 면이 있는 것 하고, 시나리오 적으로 조커가 거의 전지전능 수준으로 묘사되는 점(뭐 그게 조커긴 하지만), 고담이라고 하지만 시카고가 나온게 조금 아쉽달까요. 시카고도 조직범죄로 유명한 동네니 그렇겠지만, 역시 고담하면 대구 뉴욕인데 말이죠. 고딕한 분위기에, 건물은 적당히 올드패션이어서 고층주제에 창문이 작달막하고, 지면은 언제나 비에 젖어있고, 밤에는 자동차만 다니고 인적을 보기가 어려운 그런 느낌 말이죠.

 마지막에 다루는 독재나 위악에 대한 묘사 부분은 글쎄, 딱 대중들이 음미하기 좋은 정도의 범위에서만 다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 볼 정도까지만 제시하고 그 뒤는 제시하지 않았달까요. 뭐랄까, 여기를 좀 깊게 들어가려다가 부담이 커질것 같아서 그냥 좋게 끝을 낸게 아닌가라는 느낌도 있는데, 아무래도 대중영화에서 이런걸 너무 들어가면 안팔리고 욕먹기 좋으니 적당한 정도에서 정리한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사실, 영화의 결론은 좀 미적하지만 "그래도 결국 위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당한 수준이라면." 이라는 결론에 가깝달까 그런 감입니다.

 영화의 저런 짧은 코드랄까 그런데서 은근히 다른 영화의 것을 가져온게 아닌가 싶은 이미지들이 좀 있긴 했습니다. 기폭장치 장면에서 죄수의 왕초로 나오는 사람의 이미지는 존 커피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크고 우락부락한데 선량한), 홍콩은 거의 공각기동대 삘이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조커가 쓰는 작전같은 건 다이하드3가 생각나더군요. 조커가 미디어를 많이 쓰는 점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성동격서나 갑작스런 폭발물이나 이런 건 여러모로 다이하드3가 좀 떠오른달까요.

 영화는 100만을 넘길까는 조금 회의적인데, 일부에게는 꽤 호평받을만한 영화기는 하지만, 아주 대중적인 맛으로 간다면 좀 어렵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일단 위악자라는 결말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커와의 대결 결과가 좀 끝맛이 많이 나빠서 말이죠. 시나리오에서, 광대와 환자를 뒤집어놓거나 하는 것은 이걸 좀 완화하고, 결말을 좀 합리화하기 위한 장치같기는 한데, 역시 헐리웃산 히어로 영화 치고는 좀 탁한 맛이 강한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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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행인1 2008.08.14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확실히 결말이 영 씁슬하지요.

    좀 엉뚱한 생각이지만 이 영화의 숨겨진 주인공은 '보통 사람' 고든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2. 2008.08.14 20: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08. 7. 23. 23:57

놈^3 을 보고 왔습니다.

 뭐, 볼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좀 엉뚱한 계기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화관에서 볼 정도의 영화면, 더럽게 쪽박이거나, 아니면 더럽게 대박이거나 하는 그런 면이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잘 만든 영화입니다. 영상 자체도 볼만하고, 스토리 자체도 초기에 나돌던 것에 비하면 몇몇 흠결을 제외하고 상당히 잘 짜맞춰져 있어서, 보는데 별다른 걸림돌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화면빨이 좋습니다. 탁 트인 공간이나, 칙칙한 세트, 잘 다듬어진 인물 묘사 같은 건 정말 흠잡을데가 없지 싶더군요.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클리셰나 유머를 아주 잘 써먹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 웃고 즐기기 좋은 영화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웃고 즐기기 이상의 것을 바라는 면이 있긴 하지만, 장르 영화, 그것도 이젠 긁어볼 건 다 긁어본 21세기에서 억지로 버라이어티 쇼 무비 만드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스토리 적으로는 이런 부분을 적당히 긁어줬다면 보는 입장에서는 꽤나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독립군 이야기도 초장에 좀 썰렁하게 나오고, 나중에는 왜 나왔는지 모르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뒤쪽에 아예 언급이 안나오거나, 아니면 어느정도 위상을 부여하거나 했다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건 뭐 그냥 입만 산 찌질이 집단이 되어버리니 말이죠.

 클리셰 쪽으로 가면 뭐랄까, 정말 잘 만든 혼성물이라는 평이 굳어집니다. 일단 복색이 웨스턴, 그리고 열차강도라는 것 부터가 클리셰지만(만주에 저런 옷 입은 놈이 있을리가).... 그 외에도 왠 북두의권의 친피라 같은 애들이 정말로 친피라로 나오는 거나(걔들 복색이 인디언과 좀 이어져 있긴 하지만서도), 경상도 사투리 쓰는 "동생"이라던가, 수상한 가짜 중국인 이미지(이건 그러고보니 동아X통X무대에 나오는 빠바이 대인이군요)라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적재적소에 잘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웨스턴 영화의 전매특허같은 장면도 많이 나오죠. 이쪽은 오히려 한번씩 틀고, 매드맥스나 근래의 총격전 영화와 섞고 해서 꽤나 맛깔나는 장면을 많이 보여준달까요.

 저야 정작 웨스턴은 보긴 봤어도 워낙 어릴때라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지라 이게 웨스턴이냐 아니냐는 사실 논하기 조심스럽지만, 꼭 웨스턴 감각으로 보지 않더라도, 그 이미지를 차용한 활극 정도로 이해하면 볼만할 듯 합니다. 예전의 만주물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하는데, 이쪽은 웨스턴 이상으로 피상적인 영역이라서 뭐라 비교하긴 어렵군요. 오히려 이쪽의 코드는 독립군과 일본군, 마적을 빼면 의외로 희석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이건 그냥 느낌이고요.

 그리고 좀 덕성이 있는 평을 덧붙이자면....

 
 그리고 좀 스포일러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의 제목을 좀 바꾼다면 "본좌 대 찌질이 대 찌질본좌" 쯤 되지 않을까 싶군요. 하여간 나쁜 놈은 캐안습이랄까.

PostScript: 그나저나 주제곡 리믹스 빠삐놈이 죽이는군요.(먼산) 아놔 내 정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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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OT DiGITAL 2008.07.26 11:23 address edit & del reply

    과연 충만한 오덕 포스. >.</

    OST 주문 넣었지. 한국 영화 OST는 한 번 지나가면 도무지 구할 수가 없으니... --;

    NOT DiGITAL

    • BlogIcon 안모군 2008.07.27 02:43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니 좀 덕끼가 있긴 하지만, 충만한 오덕포스라니 그런 모함을.

  2. BlogIcon ieatta 2008.08.03 23:06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철도는 형님을 따라갈 분이 국내에 존재 하겠습니까...

    • BlogIcon 안모군 2008.08.04 11:4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니 그런 사람 꽤 많음. 나야 그냥 필부일 뿐임.

  3. BlogIcon 홍월영 2008.08.25 16:52 address edit & del reply

    아니 그 이전에 당장 철도부터 PC침목이지 말입니다(....) 거기서 고증은 포기하고 걍 즐기는 거죠(......) 영화 자체도 정말 눈물나게 간지 잘잘잘이었고.

    • BlogIcon 안모군 2008.08.25 23:23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니 당대 레일치고도 좀 두껍고 곧바른데다, 이음매도 안보였죠. PC침목이라는 것도 엽기지만 말이죠. 이걸 그대로 재현하려면 정말 만주 구석탱이나 중국 산악 어딜 털어야 하니 이건 눈을 감아야죠... 이런걸로 걸기 시작하면 영화 만들기 전에 대규모 토목사업부터 해야 할 판 아니겠습니까.

    • BlogIcon Dataman 2008.08.27 21:25 address edit & del

      상국의 대작에 대항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 (...)

2008. 4. 22. 21:29

Kingdom of heaven을 DVD로 다시 봤습니다.

 정작 화려한 서플먼트가 붙어있지만, 제대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디렉터즈 컷으로 대폭 내용이 증강된 버전으로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사실, 이걸 극장에서 볼땐 단체로 갔다가 말 그대로 어어어 하다가 대세타고 본거고, 그땐 좀 리얼하고 고전미가 있는 영화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디렉터즈 컷으로 다시 보게 되니 좀 보이는게 다양해 지더군요.

 감독이 영화 첫머리에 이게 완전한 이야기니 보고 평가해 달라는 걸 보니, 극장 개봉판에 대해서 상당히 불만이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사실, 극장에서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용이 뭐랄까, 개연성은 있지만 좀 뜬금없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초장에 주인공에게 찝쩍대는 신부부터 시작해서, 예루살렘의 정치라던가, 갑자기 졸라짱센 공성전문가가 된 주인공이라던가. 디렉터즈 컷에서는 공성전 문제를 좀 제껴두면, 전반적으로 군살이 붙으면서 스토리가 좀 더 그럴싸해 졌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영상 자체로서 볼만한 면도 많다고 할 수 있는게, 상당히 화려한 중세 의상이나, 머릿수로 승부를 보는 전투 장면 같은 건 정말로 영상 자체로서 즐길 여지가 많습니다. 예루살렘 공방 장면은 확실히 그렇죠. 내용 면에서도 개봉 시점이 이라크 전쟁 시점이다 보니, 상당히 정치적 함의가 많고, 그래서 보면서도 생각할 여지가 있기에 충실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뭐, 정치도 패션이라고 까일 여지기도 합니다만....

 다만, 주인공의 행동이 당대의 사고방식을 좀 뛰어넘은 것 같다는 점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달까요. 극장판에서는 이게 상당히 심했는데, 디렉터즈 컷에 와서는 앞쪽의 중세부분 내용과 성지 순례의 전후 부분의 내용이 조금 보강되어서 약간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후반의 모습은 좀 튀는 면이 있습니다. 실제 역사의 모델은, 좀 찌질포스가 느껴지는데, 이걸 미화하려다 보니(극화니까), 또 정치적 함의를 담아내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된게 아닌가 싶네요.

 엔딩의 살라흐 앗 딘, 그러니까 살라딘은 뭐랄까... 역사에서도 멋진 아저씨로 나오지만, 여기서도 멋지게 나옵니다. 극장판에서는 뭐랄까 좀 대인배스러운 멋진 안티 히어로랄까, 그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디렉터즈 컷에서는 더 좋은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마지막의 협상 장면의 대사도 두번째 보면 참 맛깔나는 묘사고, 또 그 뒤의 장면들(십자가를 다시 되세우고, 바닥에 그려진 십자가를 피해 걸어가, 기도를 올리는)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강화한달까, 그런 감이 있군요.

 사실, 전 매우 뒷북으로 다시 본 셈인데, 좀 값이 세단 느낌은 들지만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중세전쟁을 다룬 영화들은 취향을 타긴 하지만, 대개 상당히 볼만하고, 이 영화도 그런 편이랄까요. 그 점에서 다마네기 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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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8. 11:24

거미놈팽이 세번째.


 마지막으로 극장에 갔던게 실미도였던가 그런거 같은데(....), 누님께서 티켓을 주셔서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거미놈팽이 시리즈는 그리 흥미를 두진 않던 시리즈고, 앞 시리즈에 대해서도 당연히 안봤습니다마는 얼떨결에 보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가기 전에 몇가지 짧막한 평을 좀 보기는 했지마는, 확실히 그 평대로인 부분이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진 블록버스터라는 건 그대로더군요. 피 한방울 안튀고, 교훈적인 내용이며, 시각이나 음향효과는 충실합니다. 비주얼은 정말 흠잡기 어려울만큼 미려한 편이고, 적당히 과장을 섞어서 그럴싸한 구라를 풀어내는 편이더군요. 시리즈로 보던 분들은 비주얼에 참신한 맛이 없다고 하긴 하는데,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뭐 부담없을 정도로 볼만하달까요. 영화를 본 상영관이 좀 크고 알흠다운 곳이다 보니 이런 효과가 좀 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좀 스토리가 산만하다는 평이 있는데... 그런대로 공감이 가는 평입니다. 뭐랄까, 악역만 셋 이상이 나오다 보니, 스토리가 좀 산만하단 느낌이 들긴 합니다. 셋 중 하나 정도가 빠졌다면 적당히 짜임새가 있는 스토리가 됨 직 한데, 그렇게 되지 못하다 보니 스토리가 중간중간 비약되거나 취약하게 연결되는 곳들이 많이 생기더군요. 확실히, 이 부분은 평이 나쁘게 나올만 하달까요. 물론, 못견딜 정도로 막나가는 수준은 아니지만요.

 여담이지만, 언론 쪽에서 까는 이야기로 나온게 성조기 시퀀스인데, 보면 상당히 뜬금없이 나옵니다. "이게 뭐야?" 할 정도랄까요. 그런데, 이런거 가지고 까는 센스는 정말 "이게 다 XXX 때문이다" 수준의 센스랑 맞먹어 보입니다. 딱 보면 말 그대로 장난기 있는 시퀀스라는 티가 나긴 하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불편하게 비칠만한 것인지는 참.... 자기들의 조건반사를 비판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안그래도 요즘 기자들은 괴상할 정도로 민족주의적 성향에 집착하는데, 덕분에 근래 언론의 찌질도는 정말 엄청나졌다는 걸 느낍니다. 하여간 사회적인 수치라 할만 하달까요.

 하여간, 총평을 내리자면 딱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가면 그정도의 가치는 합니다. 너무 심오한 거 기대하고 가면 그게 날강도죠. 적당히 생각하고,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인 만큼, 각잡고 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점에서, 별 셋반에서 넷 정도 주면 적절하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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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Bow 2007.05.08 16:21 address edit & del reply

    성조기는 딱 보는 순간 웃겼다니깐 정말..=ㅅ=
    근래 본 영화 중 최고 실망이었음. 날아라 허동구가 더 났달까..

    • BlogIcon 안모군 2007.05.08 17:50 신고 address edit & del

      말 그대로 양키 장난 스러운 거 같던데...

      영화는 그냥 큰 기대 안하고 보면 볼만하네? 정도일려나... 나야 아무 기대 안하고 봤응께.

  2. BlogIcon ieatta 2007.05.12 22:3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영화쪽은 아예 손 땐지 오래인지라.. 요즘은 그렇게 보던 애니메이션도 뜸합니다 (웃음)

    • BlogIcon 안모군 2007.05.13 20:52 신고 address edit & del

      영상물 안보고 산지가 오래되어서..

2006. 7. 31. 10:15

영광의 깃발(Glory, 1989)

남북전쟁 영화는 사실 미국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테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TV용으로나 쓰이는, 그리 메이저한 영화라긴 어려운 영화들입니다. 원래 밀리터리와 전쟁사 취미의 4대 장르(나폴레옹 전쟁, 남북전쟁, 1차대전, 2차대전)에 속할 만큼, 저변이 넓은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미군의 영향을 받은 국군 내부에서의 전사 연구를 빼면 거의 취미가 없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푸른 기와집에 계신 아저씨의 링컨 연구 쪽이(이거, 정치색이 좀 있는 걸 빼면 볼만합니다.) 더 저변이 넓은 판이죠-_-.

미국쪽의 남북전쟁 영화가 어느정도인지는 저도 사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흥행성을 가진 대작이랄까... 그런 걸로는 이 영화가 최초가 아닌가 싶더군요. "게티스버그(Gettysburg, 1993)"에서 보여주는 그 압도적인 물량과 영상의 전초전쯤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북전쟁이라고 하면, 포병 사격, 군청색과 회색의 횡대 대치, 그리고 일제사격과 착검돌격으로 정리될 수 있죠. 오늘날의 산병접전의 관점에서는 이해되기 어려운 전투방식이지만, 일종의 집단결투 같은 이미지 덕에 현대전과 냉병기 전투(중세나 고대 전투의)와는 다른 미묘한 느낌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좀 오래된 작품인지라, 연출 면에서는 좀 썰렁한게 많기는 합니다. 포격 묘사도 근래 영화들의 드라이한 묘사에 비하면 좀 많이 과장한 느낌이고(이건 게티스버그도 그렇긴 하지만), 보병 접전의 묘사에서도 80년대 이전의 영화들 처럼 마구 쏘는데 치중하는 느낌이 있달까요. 그래도, 전투라고 하면 일단 화공과 매복이 나와야만 이야기가 되는, 캐허접 모 국 드라마들에 비하면 상당히 전투양상을 세밀하게 분석, 묘사한 티가 납니다. 포트 와그너의 묘사도 그당시의 그림이나 사진에 나오는 것(모래나 흙을 쌓아올린 보방식 요새랄까)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전투 양상의 묘사도, 얼기설기 한 듯 싶지만 상당히 잘 짜맞추고 있고요(패주-기병추격-저항선 구축의 모습이나, 횡대 대치-일제사격-자유사격-착검돌격의 모습 같은).

영화 시나리오적으로는, 꽤 오소독스 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냥 "노예제 멉니까 이게, 남군 나빠요~!" 수준의 내러티브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인종적인 편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서 나오는 남군은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는 말 그대로의 엑스트라 내지는 배경일 뿐이고, 거의 모든 갈등의 영역은 북군 내부에서만 나타납니다. 주제 자체가 최초의 흑인 부대인 메사추세츠 54연대인 만큼, 인종적 편견에 대한 갈등과 대립이 그 주된 이야기거리가 되는 것이죠.

영화는 일단 PC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이 이상적으로 보는 국가나 공동체관이 투영된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도 공동체 구성원이므로,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출발이라 할 수 있죠. 특히, 뷰포트 진군, 노예병의 약탈, 사역 중의 다툼 등에서 이러한 주제가 직설적으로 묘사되고 있죠. 사실, 이런 직설적인 감각 덕에 영화가 좀 오바스럽다는 느낌이 있긴 하고, 이게 이 영화를 지금 보는데 가장 거추장스러운 부분이 됩니다. 그래도 전투장면이나 훈련 장면같은게 꽤 볼만하고, 이야기 자체가 쉣스럽지는 않아서 못볼 정도는 아니지만요.

남북전쟁 영화 중 유명한 건 테드 터너가 만든 TV용 영화들이 많습니다. "게티스버그"도 그렇고, "헌리 호의 최후(The Hunrey, 1999)"도 그렇고요. 테드 터너 이 양반의 취향이 남부 지향적이어서, 노예제도 자체 보다는 주로 저항권이나 자치권 같은데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편이죠. 그런 점에서 두 영화의 배경에 깔린 생각을 읽고 비교해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어 집니다. 남군과 북군의 사고방식 만큼이나 벌어져 있으니 말이죠.^^

PostScript1: 역사에서 메사추세츠 54연대는 꽤 의미심장한 부대인 셈인데, 완편 흑인 부대로는 최초의 부대고, 최초의 유색인 부사관(NCO)가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영화 마지막에도 나오지만, 포트 와그너 공략에 투입되어서 전멸(40%의 병사가 사망 내지 행불)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죠. 이게 기화가 되어 흑인 부대가 대거 편성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2차대전을 거치면서 인종별로 편제를 분리하는게 문제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게 그리 이상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죠(사실, 54연대는 흑인이 주류지만 백인도 편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도, 당시에는 주 단위로 징병, 편제하는 게 원칙이기도 했고 말이죠.

PostScript2: 이 영화 트레일러에서는 배경음악으로 "O Fortuna"가 깔리더군요.-_- 역시 쌍팔년도 영화에 쌍팔년도 감각이랄까요. 저 곡, 사실 되게 멋진 곡인데 영화에 쓰면 이젠 완전히 진부 그 자체죠-_-. 역시 15년 정도 벌어지면 그 센스의 차이가 어마어마해진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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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OT DiGITAL 2006.08.01 00:08 address edit & del reply

    어릴 때 봤던 기억이 나는구만. 영화가 나온 년도를 생각한다면 볼만한 영화지. 물론 포스팅에도 언급된 그 직선으로 돌진하는 표현 방식은 참 뭐하긴 하지만... :-)

    NOT DiGITAL

    • BlogIcon 안모군 2006.08.01 09:27 신고 address edit & del

      볼만은 한데, 그래도 역시 게티스버그의 포스에 비하면 좀 약하다면 약하지. 아무래도 시대가 자유주의적으로 흘러버려서 그렇겠지만.

  2. BlogIcon deutsch 2006.08.01 02:11 address edit & del reply

    횡대 대형에 의한 서로 마주보며 일제 사격은 19세기까지 유럽 군대의 주요 전투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2가지 요소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전투시 도주 방지와 두번째 당시 사용한 소총의 성능문제에 기인합니다. 용병 체제 하에서는 용병인 병사들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밀집시켜야 했던 것이죠. 전투가 불리하면 도망가니까. 영화를 보면 하사관들이 뒤에 서서 독전하는 걸 볼 수 있는데 탈주 방지 목적도 큽니다. 두번째는 당시 사용한 소총의 성능문제입니다. 서로 얼굴 마주보며 쏴도 못맞추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명중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밀집시켜 일제 사격하여 화력을 최대한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쏴야 좀 죽으니까. 그렇게 하고 싶어서 대형을 짠 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이게 문제가 발생한 게 남북전쟁 부터입니다. 소총 사거리와 명중율이 나폴레옹 전쟁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사거리는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참호와 흉벽 개념이 요새가 아닌 평야지대까지도 도입되면서 방어자에게 아주 유리한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술은 바뀌질 않았죠. 여전히 밀집대형에 의한 화력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북군의 희생자 수가 항상 남군보다 많았던 것도 북군은 공격자였고, 남군은 방어자였던 차이입니다. 남북전쟁 후반에 들어서는 1차대전때 유럽 군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삽이 중요한 장비로 필수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참호를 파야 했으니까! 횡대 대형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참고로, 유럽 군대의 밀집 방진 대형은 그리스-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아주 오래된 전통입니다. 2000년 이상의 전통이죠. 그걸 다른 방식으로 바꾸기는 또 쉽지 않습니다. 그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게 2차대전입니다.

    • BlogIcon 안모군 2006.08.01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나폴레옹 전쟁에서는 영국 빼면 거의 방진 대형을 짜고 싸우고, 기병도 활발했었죠. 남북전쟁 때 푸념처럼 "도데체 기병들이 죽은 꼴을 못보겠다니까"라는 말은 그때엔 없었던 듯 하니까요. 또, 군인들의 복장도 더 화려한 면이 있어서 남북전쟁과는 많이 분위기가 다른 듯 하더군요.

      소총의 사거리는 예전에 본 책에서 묘사로는 나폴레옹 시대의 100야드에서, 400야드로 뛰었다고 하죠. 덕분인지 한바탕 쏘면 여럿이 골로 가죠. 영화에서는 좀 약하게 묘사를 했지만, "신의 장군들(Gods and Generals, 2003)"에서는 정말 후덜덜하게 횡대대형의 이빨이 빠지더군요-_-.

      뭐... 지금 관점에서야 왜 저런 뻘짓을 할까 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대안이 없다는게 맞았겠죠. 2차대전 이전까지는 그 극복 방법도 제대로 나온바가 없었으니까요.

2006. 7. 24. 13:01

발지대전투(Battle of the Bulge, 1965).

엇그제 온라인에서 떨이 시작한 걸 줏어와서 봤습니다. 아무래도 지독한 고전영화다 보니 출시 자체야 되지만 그리 빛을 본다고 하기는 미안하겠지요. 사실, TV 쪽에서 종종 방영하는 영화다 보니 따로 살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TV 안본지가 너무 오래되기도 하고 이상하게 이 영화하고는 인연이 안닿더군요.

영화의 스토리야 뭐 선수끼리 물어보면 매우 피곤한 것들이니 패스하도록 하지요. 영화의 배경이 된 라인 경비 작전, 또는 아르덴느 공세, 내지는 발지(돌출부) 전투야 워낙에 좋은 글들이 많기에 허접한 놈이 써봤자 별 도움은 안될테니까요. 말 그대로 독일군의 마지막 단말마라면 단말마인 셈이죠. 러시아제 스팀롤러가 밀려오는 와중에 서부 전선 쪽에서 상대의 압력을 덜기 위한 작전이지만, 역시 이미 군사적 역량에서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돈좌되고 만 공세였죠.

영화는 이걸 배경으로, 케슬러 대령이라는 가상 인물을 독일 측에, 그리고 여러 미군 지휘관과 병사들을 놓고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은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작위적이고 범위를 좁힌 경향이 다분합니다. 실제 전장에서 사람들이 저정도로 밀도있게 모이거나 하는 일은 매우 드물지만, 여기서는 마지막 연료 집하장 장면에서 거의 모든 주역이 집결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모든 스토리가 종결되어 버리죠. 엔딩 역시도 고전 대작 영화들의 전형을 따라가죠. 남은 1인의 에필로그 스타일이랄까요. 이건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 1958)"에서도 비슷하죠. 흑백영화적인 종결 화법인 셈이죠.

뭐랄까... 당시 영화가 가지는 연극에 가까운 연출이나 스토리 전개법의 전형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연극과 다른 점이라면 야외가 많고 스케일이 매우 크달까요. 내용의 전개 방식도 어찌 보면 우리가 흔히 보는 삼국지 등의 군담물 스타일의 성향도 매우 많이 보입니다. 요즘의 전략전술을 보는 관점과, 그 당시의 관점 차이라고 볼 수 있겠죠. 요즘은 지극히 미시적인 관점에서,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을 보는 편이고, 또 병기나 배치 같은 기계적인 영역에서 전투를 그렸다면, 이 시점에서는 좀 두루뭉실한 관점에서, 리더로서의 개인을 중심적으로 보고, 기발한 전법이나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죠. 그러다 보니 지금의 관점에서는 좀 어벙해 보이고, 무언가 샤프한 맛이 없는 원시인의 몽둥이를 보는 기분이 들죠.

영화의 연출도 근래의 전쟁물과는 다르게, 매우 좁고 밀집되게 실물을 배치하는 경향이 다분합니다. 아무래도 실제적인 모양 보다는 스토리 연출 상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데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달까요. 근래의 영화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TV 시리즈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영화에 비교하자면 좀 많이 "친절한" 연출인 셈이죠. 그래서 연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이 영화는 흔히 고증이 이상한 영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좀 더 나중 영화인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 1977)"나 "도라 도라 도라(Dora, Dora, Dora, 1971)"에 비해서도 특히 그렇습니다. "머나먼 다리"의 경우는, 전쟁 당시의 영국제 25파운드 야포나, 셔먼 전차를 동원하고, 실제의 작전지에서 로케를 하면서 영화 촬영을 진행했었죠(물론 독일제 전차는 널판지를 붙인 레오파르트1을 쓰는 썰렁함은 있었지만). "도라 도라 도라"의 경우는 미니어쳐지만 양 국 함선을 그대로 재현하고, 연습용 항공기를 일부러 개조해서 당시 일본제 전투기나 폭격기로 보이게 하는 수고를 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지 대전투"에서는 미국제 전차들을 가져다 놓고, 다만 철십자 마크와 별 마크를 칠하는 정도의 수고가 전부였죠.

이게 단순히 제작 여건상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좀 곤란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DVD판의 제작자 인터뷰(홍보용이지만)를 보면, 스스로 이런 물자들을 유럽을 뒤져 구해왔다는 식으로 언급을 하죠. 그러나 기갑장비들은 모조리 미군 제식 장비들로 도배하다시피 해 놓은 만큼 이건 말 그대로의 허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촬영 로케 면에서도 거의 미국 국내만 돌아다닌 티가 나죠. 보이는 풍경의 태반은 중부 유럽의 삼림이라기 보다는 미국 서부의 황야지역이니까요-_-.

다만, 이런걸 집어서 까는 건 아무래도 현재적 시각에 지나치게 매몰된 시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 시절의 고증 정밀도 개념과 오늘날의 것은 많이 다르니까요. 전차 같은 경우도 모양새 보다 실제 주행가능하고 연출이 가능한 그런게 필요하다 보니 군 협조 등을 통해 충당했던 것으로 보는게 맞겠죠. 오히려 당시의 고증이 초점을 맞춘 부분은 개인장구나 복식, 행동거지, 화기류가 아닌가 싶더군요. 중간에 지나가는 화면으로 나오지만, Stg44 같은 총은 일부러 구하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물건이니까요. 이런 부분에서는 일부러 전직 독일군 장교까지 모셔다 놓고 점검을 했던 모양이더군요. 한마디로, 이 때의 제작자가 생각하던 관점과 오늘날의 관점이 많이 다르다면 다르달까요.

촬영에 대해서도 첨부된 다큐멘터리 필름은 꽤 재밌는게 많은데, 이 영화 촬영 스케쥴이 9개월 남짓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2월에 시작해서 12월 16일 런칭이었다고 하더군요. 원래 영화들은 앞뒤 작업이 많지 촬영 일정은 그리 길지 않다고는 합니다만, 영화의 스케일 치고는 꽤 허술한 스케줄링인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좀 엉성한 장면이 많은 걸지도 모르고 말이죠-_-. 역시 오래된 영화들의 감성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랄까요.

뭐. 이 영화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Overture"와 "Intermission", 그리고 "Exit Music"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처럼 잘 짜맞추어진, 상영시간 관리에 철저한 영화들로서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극 전통이 남은 흔적이니 말이죠. 지금에도 생명을 가지는 고전도 많기는 합니다만, 고전은 고전으로 봐 주는 관객으로서의 아량이나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런지.

여담이지만... 이 영화가 미친 매니아 문화적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긴 합니다. 특히 일본쪽 바닥에 대해서는 정말 상당한 듯. 군가, 군복, 전차 등등이 모두 나오는데다, 그 이미지들의 원형이 많이 보인달까요. 파이퍼 빠돌이(...)의 원천도 이 영화의 잔영이 아닐까 싶을 정도고 말이죠 - 물론, 케슬러 대령은 국방군으로 묘사되고 있고, 말메디 장면에서는 SS의 소행으로 따로 묘사하는 눈치지만 말이죠.

PostScript1: 딴지걸면 아픕니다.(...)

PostScript2: 중간에 나오는 열차 장면은 어째 미국제 영상인 듯 한데, 좀 이것저것 섞인 듯 하더군요. 기관차나 화차 쪽은 미국제라기 보다는 독일제나 영국제 같긴 한데(2-8-0 내지는 2-8-2 텐더 타입의 화물용인듯), 1960년대 미국 쪽 철도는 영 공부가 부족한 영역이라-_-. 눈에 띄는건 모조리 다 2축차라는 거 정도...

또, 중간에 산악구간 묘사는 전혀 다른 선구의 것인듯 하더군요. 의외로 선로에 심플 카테너리 식(주로 저속 구간에 쓰이는 급전 가선 설치 방식-_-) 이지만 전차선 까지 깔려 있던데, 미국에 이런 선구가 있던가 애매하더군요. 미 서북부 쪽에는 오래된 DC 3000V 구간이 있기는 하다지만, 바로 그 구간인 것 같지는 않고 말이죠.

이런거야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화물 열차에 차장차 하나 없이, 유개차 1량에 중포 1문씩이 실린 평판차 2량 싣고 달리는 건 좀 많이 희귀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보통은 1개 편성에 달렸다 하면 십여량 정도는 연결하는게 보통일텐데 말이죠.-_-

뭐 이런데서 깊게 생각하는게 패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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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OT DiGITAL 2006.07.25 00:12 address edit & del reply

    결국 궤도계로 빠지는 덕후 근성이로구만.(먼산) 밀리터리+궤도 라니 이건 끝장이라구!(.....)

    NOT DiGITAL

    • BlogIcon 안모군 2006.07.25 10:30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니 그냥 눈에 띄길래.
      그리고 누가 덕후? 동족혐오?-_-

  2. BlogIcon 얼음구름 2006.07.25 01: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창고닷컴에서 사신 것 같네요. 창고닷컴에서 발지대전투 DVD를 떨이(?)로 팔고 있어서 살까 했다가 말았었는데.
    옛날 영화들을 보면서 요즘 센스(?)를 기대하는 것은 정말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패튼'이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전쟁영화가 이렇게 썰렁할 수도 있구나 하며 '감탄'했었으니까요. (DVD자막이 원래 대사하고 조금 다른 것 같았는데,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넘겼지만 패튼 배우가 구사하던 화려한 언변이 많이 생략한 것 같더군요.)

    그래도 옛날 영화는 요즘 영화와는 다른 나름의 로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안모군 2006.07.25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거래하던 사이트가 있습니다. 창고닷컴은 아니고요.

      대충 머나먼 다리가 그 시절 대작 전쟁영화의 끝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그 이후에는 2차대전이나 한국전 보다는 베트남전 위주로 다루고, 스토리 역시도 개인에 집중하는 형식이 되죠. 이후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 부터 신 고전파라고 해야 할까요?^^

      옛 영화들은 확실히 지금은 볼 수 없는 화면이 있죠. 지금도 대량동원은 잘 하는 편이지만, 그 때 만큼 사람을 많이 쓰거나 하지는 못하니까요. 또 거친 필름 감이나 이런건 이제는 일부러 필터를 써야 겨우 재현되는 부분도 있죠... 그게 겹쳐서 고전영화의 맛이 나온달까요.

      그 좀 해석 과잉에 대한건.... 종종 밀리터리계 바닥에서는 이런 고전영화가 고전영화로 안보이는 분들이 좀 있죠. 물론 고전이 모든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걸 지금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시대상 분석 없이 떠드는 분들이 좀 많았달까요. 좀 치기 어린 부분이라면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말이죠.

  3. Vikal 2006.07.27 09:58 address edit & del reply

    발지대전투에서조차 궤도라뇨!

    • BlogIcon 안모군 2006.07.27 11:1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니 그냥 나오길래 이야기를 했을 뿐...

  4. steinhof 2006.07.29 23:23 address edit & del reply

    거시기, 그 영화 촬영지 스페인인 것으로 알고 있삼. 동원된 전차도 스페인군 전차(...)

    • BlogIcon 안모군 2006.07.30 02:47 신고 address edit & del

      흐...스페인이라...궤간이 스페인 광궤 같지는 않았.....
      대충 그동네라면 풍경이 설명되긴 하는군요. 거기도 생각이상으로 황량한 동네라서...

    • BlogIcon deutsch 2006.07.31 16:39 address edit & del

      슈타인호프님 말대로 스페인 맞습니다. 프랑코 정권이 서방세력과 친선관계를 다지기 위해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영화 Battle of Britain아시죠? 공군대전략 또는 그냥 배틀오브브리튼으로 출시된 영화. 이 영화도 스페인에서 찍었고, 이 영화에 나온 독일 공군 Bf109도 독일 오리지널이 아니라 스페인이 면허생산한 버전입니다. 즉, 현역 스페인 공군 기체를 그대로 영화 소품으로 쓴거죠 --;

    • BlogIcon deutsch 2006.07.31 16:42 address edit & del

      철도의 광궤/협궤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르덴 지역이 산악지대는 아니거든요. 평야에 나무가 빽빽한 숲일 뿐입니다. ;;; 당연히 터널도 없습니다 ;; (무슨 장면을 두고 하는 얘기인줄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

  5. BlogIcon 나나미 2006.07.30 01:26 address edit & del reply

    발지대전투라... 본다 본다 해놓고서 지금까지 보질 못했군요.
    [카테나리방식에도 종류가 다양한가요?]

    • BlogIcon 안모군 2006.07.30 02:48 신고 address edit & del

      상당히 다양하죠.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한 4~5가지 있을겁니다. 일본의 경우는 더 많고요.

  6. BlogIcon 안모군 2006.07.31 18: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deutsch// 엑스트라들도 스페인 양반들이 많을지도 모르겠군요.; 나오는 풍경이 상당히 건조하고 황량해서 미국 서부쪽, 특히 아리조나 같이 산자락에 있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스페인이었군요. 2축차만 디립다 나온것도 그래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