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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7 취미의 벽. (4)
2006/09/07 16:37

취미의 벽.

일전에 생일날 셀프 선물(...)을 위해서 북 오프에서 잡지를 몇 권 정도 질렀습니다. 철도 저널과 철도 팬 과월호 몇 권이었는데, 좀 고르고 골라서 사 왔는데, 하나는 좀 그저그런 권도 있고, 뜨악하게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그렇군요.

대충 사 본 잡지는 철도 팬, 철도 픽토리얼, 철도모형취미, 철도 저널 이렇게 네 종류 정도고, 아직 못사본 책이 좀 여럿 남아있는 상황이군요. 뭐, 이쪽은 무크 쪽으로 가면 각켄(학연) 같이 가볍게 만들면서도 다작을 하는 파트도 있고, 완전히 기술 수준으로 올라가는 JRRI 저널들, 그리고 좀 더 외곽이라 할 만한 다이어 정보나 여행, 모형 쪽으로도 잡지가 꽤 많이 있지만, 국내 입수가 어려운 물건도 좀 있고(탐나는게 몇 개 있지만, 역시 일본 현지의 도움이 필요한 게-_-) 또 너무 벌려놓으면 안그래도 아.싸. 스러운 변두리 취미가 더 변두리 스러워질 것 같으니 자제하는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보면 일단 가장 "이바닥" 스러운 물건이라면 팬과 저널 두 개더군요. 그 중에서도 철도 저널 쪽이 확실히 볼륨이나 수준, 읽기 편함, 내용의 강도 면에서 좀 더 포괄적이고 적절하더군요. 팬도 좋은데 좀 차량 지향적인 면이 강하고요. 철도 픽토리얼은 뭐랄까 너무 들어갔달까요. 마침 구한게 스하후32계 객차가 실린 8월호라 그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대중지라기에는 너무 강한 구석이 있는 듯 하더군요. 레일 매거진 같은 걸 좀 구해봐야 전체적인 평을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저 둘이 볼륨, 취향 면에서 가장 쓸만하지 않나 싶더군요. 나머지는 조금 전문이거나, 아니면 주변적인 면이 있거나, 모형지여서 약간 이야기가 달라질 듯 싶고요.

그건 일단 그렇고... 이 저널 쪽을 읽다 보니, 확실히 부러운 건 있더군요. 진짜 볼륨이 부럽더군요. UNDP 자문관인가, 그걸 역임했던 양반의 기고도 있고, 또 일반적인 취미계 기사들에서 조금 더 들어간 운영공학(Operational Management) 차원의 기사나 기계공학 수준의 기사들도 많더군요. 물론 학술적인 차원의 이야기들(그래프와 수식으로 이야기를 하는-_-)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기본기가 어느정도 갖추어진 필자들이 많이 기고를 하고 있고, 그게 또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합니다. 또, 회고나 역사 부터, 신차나 기술 실증 차량까지 다룰 수 있을 만큼 어떤 연령계층적인 면에서도 저변이 충실해서, 세대간 단절까지도 이야기 할만한 우리 상황에 정말로 비교될 정도죠.

우리나라의 경우에 비판도 많지만 철기련이나 롯템, 그 외 연구자들 수준은 거의 주요 철도 대국들과 비교해 볼 수 있을만큼 성장해 있고, 또 요즘은 이쪽 저변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저쪽의 저변에 비교하자면 속쓰린 이야기죠. 제갈량이 자기 동문들이 위나라에서 찌질한 자리나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도데체 저 나라는 얼마나 크길래..."라면서 한탄했다 하는데, 여기서도 그런 느낌입니다. 거기다가 아무래도 비슷한 문화권에 있다 보니 또 서로간에 비교할 여지도 엄청나게 많기도 해서, 정말로 어찌 해 볼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 그런 격차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죠.

사실 "13세의 헬로 워크"를 보면, 저자인 무라까미 씨가 쓴건지 국내 번안 과정에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젊어서의 취미를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는 글도 있고 해서, 일본도 저런 취미에 대해서 많이 긍정적이고 사회적인 인정을 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건 짐작이 가긴 합니다만(우리처럼 미친 놈 취급은 안하지만, 좀 위험분자 취급은 하는 듯...오XX야 거의 말종 취급인건 매한가지라지만).... 그래도 저정도가 될 수 있을만큼 머릿수와 질이 받쳐준다는 건 부럽긴 하더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커뮤니케이션의 창구로서 잡지와 같은 전통매체를 대신해서 통신상의 동호회가 더 활성화되어 있고, 거기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논의의 질이 그리 낮은 건 아니긴 합니다마는, 역시 저쪽 동네에 비하면 부족한 점은 큽니다. 경제적인 보상이나 거래가 없는 이상에는 질이나 양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오래 정보가 지속될만한 그런 시스템이라기에 인터넷은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기도 하니, 인터넷 온리의 틀을 깰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역시 무리겠죠. 다음 세대 쯤에, 경제력과 여유가 함께하는 시점이 되어야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이런말 하기엔 사실 취미 바닥에서는 겉돌기만 한 변두리 애호가라서 자격이 사실 없긴 하지만 말이죠-_-

PostScript:그런데, 저정도로 자료가 지천에 널려있는데도 혐한찌질이들은 왜 그렇게 캐허접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지경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개론서 서너권 깔고, 철도 팬이나 저널 3~4년치를 정독하면 이 나라의 어지간한 인XX 쾌남들은 관광버스 태워 보낼 수 있을텐데 말이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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