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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15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든 망상 하나. (2)
- 2006/05/18 철도 지하화에 반대하며. (6)
0.
뭐랄까, 서울 도심부의 지도를 유심히 보다 보면 의외로 종축으로 가로지르는 교통이 뭔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광화문-독립문 방향이죠. 3호선이 어째 어정쩡하게 우회하는(과거엔 그게 적합했을듯 하지만) 느낌이 있는데, 이 구간은 나름대로 밀도있게 개발된 면이 있어서 무언가 연결 고리가 있으면 괜찮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문제는 이 구간에 새 노선을 넣기엔 기존 노선들이랄까요. 그런게 제대로 들어가기 어려운 구석도 있어 보이고 해서 다른 대안이 없을까...라는 것이 망상의 시초입니다.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해 본 연결의 루트는 크게 두 축인데, 하나는 경복궁(3호선)-광화문(5호선)-서울역의 루트고, 또 다른 하나는 독립문(3호선)-서대문(5호선)-서울역의 루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적절한 도로망이나 제약사항이 없다면 전자의 루트가 영업성이나 미싱 링크 연결에 있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쪽은 보안을 요하는 시설이 많고 해서 실제 시공가능성이 있는지가 매우 애매한 고로, 후자의 루트를 그 기축으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루트의 연결은 총 연장이 2.4km인데, 어째 정확히 서로 꿰어 주지 않고 종로로 우회해서만 상호 연결이 가능한 곳이죠. 정체정도는 평균 내지 약한 수준이긴 하지만, 대신 버스로만 연결을 해야 해서, 미묘한 불편함이 존재하는 루트라 하겠습니다. 종로3가 경유나, 충무로 경유로 해서 남하 루트를 탈 수 밖에 없는데, 이게 보기보다 좀 우회하는 경로가 될 뿐더러, 주요 상업지로 이어지다 보니 무언가 혼잡도가 빡세지 않은가 하는 면이 있다는 거죠. 또 버스로 가자니, 환승의 불편이 남는 구석이 있고 말이죠. 그 미묘한 간극이 있다는 점이 이 구간을 연계하는데 있어 뽀인뜨가 아닌가 싶더군요.
3호선의 이용객, 특히 안국 이북으로의 수요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묻는건 그 쪽 축선에 대한 몰이해에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데, 워낙 도로가 안좋고 지하철 연결이 이것 외엔 마땅히 없다는 점이 사실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현재 그쪽의 재개발이 추진되는 고로, 더 과밀화가 촉진될 거라는 건 볼 것도 없는 부분이죠. 여기에, 5호선 축에서 서울역으로 접속하는 루트가 좀 애매한 점도 있습니다. 특히 광화문이나 서대문에서 서울역으로 빠지는 것이 그렇죠. 세 번 갈아타는 루트는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만-_-, KTX 이용을 위해서 애매하게 돌아야 하는 위치관계가 이쪽 루트 근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걸 좀 대충이라도 이리저리 꼬매볼만한 짓이 없을까...라는 것이 발상의 시작이죠. 이건 사실, 5호선을 과거 1호선의 선시공 터널을 일부라도 썼다면 쉽게 해소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이건 일단 죽은 대안이니.
1.
일단, 딱 보면서 두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는 3호선과 4호선 간을 연결하는 일명 "3과 1/2호선"(-_-) 안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공사중인 공항선과 3호선을 연결하는 안이죠.
전자의 안은 이 구간에 열차를 어떻게 투입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프랑스 식의 도심 지선 개념을 떠올려 본겁니다. 3호선 독립문역에서 합류하는 지선을 하나 만들어서는, 5호선 서대문역을 경유해서, 4호선 서울역에서 다시 합류하게 만드는 거죠. 이 공사의 방법은 간략안과 대공사안이 있는데, 대공사안 거의 뭐 불가능에 가까운 공사 수준에 가깝다 보시면 되겠습니다.-_-
2.
간략안은 간단합니다. 3호선 독립문역에 하선 방향으로 단선 지선을 만듭니다. 가급적이면, 기존의 하선 바로 옆에 승강장을 만들어 설치해서, 그 중간을 지선 열차가 쓰거나, 아니면 바깥쪽을 지선열차가 쓰고, 본선 하선열차는 신설 승강장으로 해서 섬식을 흡사 상대식 처럼 쓰게 만듭니다. 이후 중간 노선은 당연히 복선으로 만들어 둡니다. 그리고, 4호선 서울역 역시 하선 방향으로 단선 지선을 만듭니다. 이것도 비슷하게 중간을 지선열차가 쓰거나, 바깥쪽을 쓰게 만듭니다. 4호선 쪽의 경우 뒤집어서 상선 방향으로 이어도 상관은 없긴 하겠습니다만, 이 경우에는 한 아이디어가 좀 엉킨다면 엉키게 됩니다.
이 구간의 열차는 3호선이나 4호선에서 공급받게 합니다. 즉, 3호선 지축방향에서 남행, 지선으로 직통 진입 후에 그대로 서울역으로 와서 반복운전을 하는 거죠. 4호선의 경우는 서울역 종착으로 창동에서 운행해 와서는, 서울역에서 하선 지선쪽으로 진입, 거기서 그대로 회차해서 지선으로 진입하는 거죠. 또 반대로, 지선이 상선쪽으로 되어 있다면 사당 방향 열차가 직통 진입하는 방법도 있겠죠.
이후에 운행은 지선에서만 반복운전을 하게 합니다. 10량 편성 열차를 5+5로 바꿔서, 지선 진입 후 5량 선행, 5량 후행으로 해서, 또는 선행 5량은 서대문 무정차로 해서 시격을 벌리고, 5량짜리 지선 열차가 되게 하는 거죠. 좀 애매한 경우라면 4+6으로 해서, 선행 6량, 후행 4량으로 하는 방법도 있겠고요. 그리고, 다시 기지로 돌아와야 할때는, 평면교차를 피하기 위해서, 4호선으로 직통 운행하게 한 후(이때 다시 10량 편성으로 재결합), 사당이나 남태령 회차, 그리고 충무로역 루프선을 경유해서 다시 3호선 기지로 진입하게 합니다. 4호선 상선 연결이라면 거기서 바로 회차, 충무로 루프로 오는 방법도 있겠죠.
이 경우 일단 시격은 좁게 하면 5분까지, 평시 10분 정도는 유지가 될거고... 러쉬 타임에는 아예 10량 2편성을 배차하는 수도 있겠죠. 기지-지선까지의 운행은 단순 회송이 아니라, 특별열차 식으로 여객영업해도 무방하겠죠. 출근 특별열차 식으로 서울역에 6시, 7시 반, 8시 반 도착으로 시간을 잡아주는거죠. 이후에 러쉬 지난 직후에 루프선으로 귀환해 주고요. 이런 식으로 뒷 열차 진입 시 선행 열차 결합 탈출, 이렇게 잡아주면 낮시간은 3~4시간 단위로 차 교대를 치면 되니 4~5편성 정도가 예비되면 될 듯 싶습니다. 특히, 루프선 타고 귀환하는 열차는 또 런치/퇴근 특별열차 식으로 이름붙여서, 사당에서 바로 3호선 라인으로 올라가는 걸 홍보하고 말이죠.-_-
이 3과 1/2호선의 2 안을 그림으로 그리면 이렇게 됩니다.
3과 1/2호선 개념도
다이어 하고 배선은 그림으로 설명하면 좋은데, 좀 여유가 없어서..-_- 아마도 역 숫자가 4개(독립문-서대문-서소문(2호선 교차점 즘 위치?)-서울역)이 되면 열차운용에서도 매우 편리해 지긴 할 듯 한데, 뭐 이건 시뮬레이션을 해 봐야 답이 나올듯.
3.
대공사 안은, 3호선과 4호선의 역 구조 자체를 뜯어고칩니다. 대개 일본에서 지선 연결선은 내선으로 파고들어와서 평면 합류를 하게 만드는데, 이렇게 만드는거죠.-_- 이건 배선구조를 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 바로 "아!" 라는 생각이 드는 방식인데, 이렇게 해 두면 본선에서 회차해서 지선 진입도 가능하고, 또 지선에서 회차해서 본선 진입도 가능해집니다. 당연히 상호간에 직통 진입(회차없는)도 가능해지죠. 지선의 경우도 거의 본선 수준의 운행밀도를 차량만 확보되면 할 수 있고요. 공사가 좀 징해지긴 합니다만.
이렇게 3호선과 4호선을 개조하는 거죠. 즉, 외선이 본선으로, 내선이 지선이 되게 하고... 배차는 공배를 하는 겁니다. 즉, 새벽에 양 노선에서 1편성 씩을 보내서 이 구간에 직결 진입케 하고, 여기서 반복운전을 시키다가, 뒤에 시간 여유가 될 때(보통 1시간에 1회 정도씩) 교대차를 보내주고, 이 구간의 반복운전 차량은 다시 본선으로 돌아가게 하는거죠. 수요 과잉이 될 거 같으면 러쉬엔 10량, 평시에는 분리운전으로 시격을 벌려서 4+6이나 5+5가 다니게 하면 되고요. 문제는 이렇게 개조하는 공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에 거의 망상급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앞의 안에도 병행해 적용할 여지가 있지만, 열차 자체의 도색과 디자인을 다르게(중련도 되고 하니) 해 준다면 혼동의 우려도 적을 뿐더러,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시켜 줄수도 있겠죠. RH 타임의 배차간격이 좀 꼬일 수 있긴 하지만, 어차피 러쉬 타임을 살짝 비켜주면서, 배차의 묘를 살린다면 오히려 수요 분산 효과와 함께 중간 회차에 따른 승객 편의 확충도 가능해 지겠죠. 평시의 열차배치야 1분 정도의 미묘한 조정만으로도 체감 불편을 잡을 수 있고 말이죠.
4.
뒤에 말한 공항선 연장은 대공사 안의 변경버전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쉬운 안이자, 가장 재미없는 안입니다.-_- 그냥 현재 서울역 종착인 공항선을 그냥 연장해서 3호선 독립문까지 이어주고, 5호선 서소문역을 환승역으로 만드는 겁니다. 이 경우 완행만 직통운행하게 하고, 수요는 배차량으로(서울역 회차를 조절해서) 하면 되게 되죠.
독립문 역에서 환승을 복정역 스타일로 1계단만 오르거나 내리면 되는 형태로 하면 난이도가 높은 직통화 공사를 할 필요도 없어지죠. 특히, 환승 편의가 이정도만 된다면 가격의 난제에도 불구하고 보기보다는 호응도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대공사안 처럼 내선을 공항선이 먹어준다면 3호선 루트 직통도 가능해 지는데, 이렇게 오버할 필요는 없지 싶긴 합니다.-_-
일단, 이 안은 가장 실행하기도 쉬운데다, 공항철과의 연계가 가장 더티한 3호선 수요를 연결해 줄 수 있고, 또 광화문 일대로의 연결도 공덕 환승보다는 깔끔해 지죠. 서소문이나 광화문도 나름 또 오피스가라서 연결했을때 수요확보도 보기보다 쉽고 말이죠... 여기에 북부구간의 경우 수색에서 경의-경원선과 평면으로 만나 직통운행하게 한다면, 9호선 직통으로 운행빈도가 비게 되는 강북 구간의 배차도 벌충할 뿐더러, 서울역이 아닌 더 도심쪽으로 경원선 열차를 보내고 경원선의 선로 용량, 서울역의 회차 용량 부담도 분산할 수 있게되죠.
5.
뭐... 결국은 망상대폭주의 결과를 초래한 셈이군요-_-. 그래도 저 루트는 뭔가 경전철을 깔아봤자 효율도 안나오고, 그렇다고 버스 연계가 좋은가 하면 그것도 좀 미묘한 구석이 있는지라, 지하철의 직통가닥으로 이어준다면 나름대로 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애매한 연결고리 지점을 이렇게 해 본다면 나쁘지 않을까 싶고요. 우리도 괜히 풀 노선 까는 것 보다는 이런 식의 꽁수부리기를 좀 활용해 보면 좋은데 너무 경직된 발상을 하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 함 써봅니다. 그림은 주말께 쯤-_-.
옛 블로그에서도 썼던 주제지만, 다시금 업데이트 삼아 써 봅니다.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들의 주요 공약으로 철도 지하화가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건 사실 이번 선거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이권이 개입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터 광역, 기초단체 의원과 대표 선거의 단골 소재죠. 철도가 가지는 파워가 50년 전에 비하면 참으로 허접해 졌지만 여전히 철도는 이권이라 할 수 있기에 정치가 종종 끼어들게 됩니다.
정치 부문에서의 철도에 대해서 가장 흔한 케이스로는 일본쪽의 용어지만 노선이나 역사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아전인철(我田引鐵)", 간선 철도나 고속 철도 연변에서 종종 나오는 "정차역 유치"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 일본의 경우는 노선 통근화라던가, 신선 부설 유치같은 것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고,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따라가는 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특히나(외국에 전무한 것은 아닙니다) 강하게 제기되는 정치적 영향의 대표는 이른바 "지하화" 요구를 들 수 있습니다.
지하화가 지역에 있어서 주는 이득은 사실 많습니다. 우선, 지하화 할 경우 그늘이 지거나 지역이 분단되는 일이 없어집니다. 즉, 사람들이 선로를 넘어다니는데 있어 육교나 지하도에 의지하거나, 위험성이 있는 철도건널목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지하화 할 경우 분진과 소음을 대폭 줄이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일단 밀폐된 터널 안에 모든 것을 때려넣다 보니 이런 공해 요인들을 그 안으로 같이 밀어넣는게 가능해지죠. 이것은 동시에 감전같은 안전사고나 전기에 의한 유도장해 감소, 유류나 독극물 화물의 유출같은 환경위험(철도는 거의 가능성이 없지만)도 줄어들게 되죠. 그리고 지하화를 할 경우에는 별도의 토지 점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공원부지나 도로부지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즉, 지역 주민의 효용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익은 지역 발전에 이익이 된다고 하는 좀 두루뭉실한 장점이 있지만, 좀 더 직설적인 이익이 또한 존재합니다. 바로 지역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죠. 누가 운영하건 관계없이, "지하철"이 생긴다는 것은 그 지역 부동산에 있어서는 상당한 호재가 됩니다. 지상으로 다니는 전철에 비해 이 호재의 가치는 크죠. 그러다 보니, 이해가 꽤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이는 정치적 파워로 재현되게 되는 것이죠. 거기에 참 여러 간선들이 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화가 능사일까요? 정말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대안일까요?
지하화를 하게 될 경우, 가장 일차적으로 생기는 문제가 공사 비용과 공기의 증가입니다. 간선 철도의 경우 1km 당 200억에서 300억 내외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412km 구간 건설과 시설정비, 차량도입비로 18조 4358억원(98년 기준)인데, 이것을 1km당 단가로 산정했을 때 447억원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반면, 9호선 2단계 구간(방이-종합운동장)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는 4.5km에 5,330억원으로, 1km당 1,2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는 9호선의 특수성(역사 내 대피선 시설 구축 등 급행운행 시스템, 터널 공법 중심의 시공, 특수 공법 적용 많음 등)에 의해 비싸진 면이 있지만, 다른 사례를 감안해도 대개 1km당 800억에서 1천억원의 사업비가 깨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터널이 46%에 교량이 27%에 달하는 고속철보다 "비싼" 단가를 가진 셈이죠. 공기 면에서도 2년 정도가 소요되는 대개의 일반철도 건설에 비해, 2~3배의 시간소요가 생기는게 지하화 공사기도 하고요.
비싼게 지역 주민과 무슨관계냐고 이야기하기 쉽습니다만...지하화에 따른 비용은 철도 시스템 자체의 적자로 전가되기 쉽습니다. 지금 현재 철도시설은 공공 중심으로, 영업은 영리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시설 이용료 징수를 통해 그 비용이 영업 쪽에 전가될 수 있는 구조이며, 이는 운임에 대한 인상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운임 인상을 법적 제도적 장치로 방어해 낸다고 해도, 결국 공적 비용 지출은 세금이나 공채로 전가되게 되죠. 이 정도라면야 다행이지만, 일본 구 국철과 같이 대규모의 부실로 화할 경우에는 어느날 아침에 운임이 30%씩 오르는 일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지역 이권 확충을 위해서, 전 국가적인, 그리고 미래의 부를 갉아먹는 셈이죠.
기술적인 면에서도, 노선을 다닐 수 있는 차량의 종류와 특성이 지극히 한정됩니다. 일단 장대터널의 경우 질식이나 엔진 동작상의 문제(산소 부족)로 인해 디젤이나 증기 견인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는 지하철에도 그대로 이식됩니다. 영국 최초의 지하철은 증기 견인이었다고 하지만, 이를 위해서 지하철의 천정을 모조리 "걷어내고" 각종 환기시설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러고도 질식 사고나 매연에 의한 크고 작은 피해가 다발했었죠. 디젤이라고 질식 위험이 없는게 아닌 만큼, 천상 전기동력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지하의 경우 시야가 매우 열악하고, 운행상의 안정성 문제로 인해 가급적 전기 동차, 그것도 고도의 신호와 보안 시스템을 적용받는 차량이 다녀야 합니다.
아울러, 화물 열차의 통과에 많은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화물열차는 최신 신호시스템에서도 골치덩어리인데, 매우 무겁고 속도가 떨어지며, 운행상의 안정성도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물 열차 투입 선구는 좀 더 헐거운(Tolerance가 큰)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물론,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이 점은 엄청난 "매력"입니다.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는 어찌되었건 간에, 화물이 다님으로서 생기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죠. 허나, 화물이 못다니는 노선은 또한 간선 열차나 급행 열차와 같은 고급 열차의 운행에도 제한 요소가 됩니다.
화물은 가장 "느린" 열차기 때문에, 결국 중간중간 대피가 필요하게 되며, "무거운" 열차기 때문에 노반과 궤도 시설이 더 강력하고 높은 안정성을 가질 필요가 생깁니다. 이것은, 중간중간에 대피선을 필요로 하고, 더 고속을 내기 위해 선로에 "큰 하중과 부담을" 주어야 하는 간선 내지 급행 열차와 그 이해를 같이하게 되는 부분이 됩니다. 이는 당장에는 불편으로 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편익을 얻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지상화를 할 경우에는 용량 부족이나 시설 확충이 용이해 집니다. 더 적은 비용과 기간으로도 더 좋은, 편한 역무시설을 올릴 수 있고, 대피선이나 복복선화, 선로 개량을 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것은 추후의 노선 장대화와 급행화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충실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지상 노선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빠르게 복구가 가능해 집니다. 스위스에서 있었던 터널 내 화재 사고는 그 사상자의 수도 엄청났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해당 터널이 2년 가까이 차단되었다는 것도 엄청나죠. 지하화된 철도 역시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와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중대한 사고가 아니더라도, 부분 탈선이나 분기기 파손 사고가 날 경우에 지하철은 상당한 복구소요시간이 듭니다만, 지상이라면 조금 더 빠르게, 그리고 융통성 있게(단선 운행과 같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이미지에 대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이동 과정에서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는 의미는 그 지역으로의 이주나 투자, 상권 유치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주거지구에서는 이런게 별반 무의미할 수 있지만, 만약 독자적인 지역 경제를 구축, 발전하고자 한다면 역으로 이런 움직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환경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지상 노반화 외에도 고가화 같은 대안도 존재하고, 향후의 노선 개량으로 인한 급행화나 간선화는 지역에 있어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겠죠. 또한, 공공적 차원에서도 더 적은 비용을 소요함으로서 다른 노선을 만들거나, 노선 자체의 질적인 개선을 하고, 그렇지 않다면 지역 개발이나 환경 개선에 더 많은 지출을 할 여지를 줄 수 있고 말이죠.
지하화가 필요한 곳은 분명히 있을 거고, 모두가 간선이 될 수는 없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그러나, 직결운행 가능성이 떨어지고 융통성이 부족한 경전철이나 지하철 보다는 더 넓은 네트워크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지상/고가 철도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를 긍정적으로 지역에 통합하려는 발전 정책 수립이 정말로 아쉬워지는 때라 할 수 있습니다. 사업 시행자나 정책 입안자는 이런 장점을 이해하고, 이해 조정을 해야 하는데 단기 이익에 너무 집착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참 씁쓸하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업자의 경우 좀 더 전략적인 사고를 가지고, 1. 급행 및 간선 열차와 화물통과 및 지상화의 연계, 2. 기존 철도망의 저소음, 친환경화 추진(전기화, 생력화, 저소음/저분진 궤도 기술 등), 3. 지역 기여를 위한 각종 정책과 서비스 개발(공원화 협찬, 역사 시설의 공익적 활용, 통근 서비스 강화 등)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JR의 경우가 고비용 문제를 겪고 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선구적이죠.
P.S: 사실 급행과 지상화의 연계는 오다큐의 공사도 있고, 9호선의 사례가 있어서 설득의 어려움은 있긴 할겁니다. 하지만, 지역 경제에의 기여나,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실행 가능하다는 점을 특히 부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9호선의 경우 지하 급행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역 스크린도어와 ATC 도입이라는 압박이 있고(즉, 간선열차는 무정차 통과 외엔 대안 없음), 오다큐의 경우는 아예 2층화 해서 별도의 승강장을 쓰도록 설계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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