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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4 15:06

Political Intervention

이건 사실 존내 거시적이고 거대한 주제입니다. 행정부의 존재 의의부터 시작하는 아주 무시무시한 주제니까요. 고전 경제학 자체가 이 개입행위에 대한 상당히 포괄적인 관점에서 시작된 면이 있고, 이후에도 이 주제의 각론이나 총론, 그리고 직접적으로 산업이나 경제에 미치는 정책부터, 좀 더 개괄적으로 노동, 국가, 문화 제도에 고나한 논의를 모조리 꿰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역량은 좆도 아닌 고로, 그리 깊게는 다루진 못하고 그냥 근래에 나온 이야기의 단상을 좀 하는 정도로만 하도록 하죠.

정책, 정치적 개입이라는 건 말 그대로, 정부나 기타 등등이 어떤 구체적인 의도를 가지고 어떤 정치력을 동원해서 어딘가에 개입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재산권이나 국가 동원 등을 위하여 부과하는, 행위나 존재에 대한 소정의 등기(Registration) 제도에서부터, 면책이나 의무경감, 신고 시스템 같은 간단한 개입, 자금이나 인력 지원, 면세, 기금시스템 등과 같은 적극적인 포지티브 개입, 그리고 면허제, 총량제한, 판매제한, 필수배치 내지 설치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적극적인 네거티브 개입의 틀이 존재합니다. 물론 아예 규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완전히 전폐하는 규제(e.g. 특정한 약물류나 무기류 같은) 등 초강경한 것도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입에 대한 담론 자체는 서양에서는 성서 이전에도, 동양에서는 춘추시대 이전에도 이미 존재하고, 가장 기본적으로 조세와 무력, 그리고 권위에 관한 개입은 국가라는 개념이 존재한 극 초기부터 존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입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극으로 들어가면 논어에서 다루는 례에 관한 사항부터, 사기 열전에서 언급되는 재상들의 이야기에 아주 잘 나오죠. 진에 대해서 역사적 의미를 이야기 할 때에, 이런 개입의 좋은 사례, 즉, 도량형, 화폐, 도로의 국가규제화를 꼽죠. 이런 역사가 오죽 길다 보니, 조선시대에는 전거로서 쓸데없이 해외의 예를 찾기 보다는 역사속, 특히 중국 역사속에서 잘 끌어다 대는 거고, 심지어는 어떤 전래신앙에서 조차 제신들이 역직과 위상, 계층이 다 짜맞춰져 설명되는 거죠-_-. 조선시대가 그냥 "자왈" 하는 바보들의 시대라 생각하는 엽전들이 많은데, 사실 존내 무서운 시대입니다. 어떤의미에서 완성된 관료제 시스템에 가장 근접한게 그 시절이고, 오히려 이게 제대로 계승안된게, 또 되어도 기형적으로 된게 뼈아픈 일이죠.

뭐 각설하고(......).

좀 이야기의 범위를 좁혀서, 정책적인 개입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늘 실패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불가지론적으로 보자면야 그게 정말 실패냐 아니냐를 말하기는 존내 어렵습니다마는... 우선, 정책적 개입을 하게 될 경우, 그 개입은 하나의 나비 날개짓이 됩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날개짓을 했더니, 엉뚱한데에서 대폭풍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과거 특허제도를 만들었던 사람(한 200년쯤 될 것 같은데)은, 지금처럼 이 특허의 총량(이른바 서류 두께-_-)을 가지고 기업이 상호 협상을 하거나, R모사 처럼 특정 카르텔에 떡밥을 던져가면서 특허장난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가관이지 않습니까? S모 전자회사의 제어기 진동장치 문제라던가.

이러한 정책의 실패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정책이 어떻게 성공하느냐에 대한 논의 만큼이나 대책이 없이 다양한 견해들이 나옵니다. 너무나 많아서 뭐라 하기 어렵다는게 문제죠. 뭐, 투자이론쪽의 이론이지만, 차라리 멍키 룰(원숭이 보고 찍으라고 하는 것-_-)을 하나, 고도의 전문지식들을 동원해서 판단을 내거나 그게 그거라는 이야기도 나오니까요. 그래서 일률화된 원인은 도출해 내기 어렵습니다. 물론 불가지론적인 이야기지만, 우선 결과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복잡하 메커니즘이 존재하기도 하고, 또한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과가 교차해버리는 케이스가 있기도 하고 말이죠. 그래서 참.... 식자나 율사들이 말을 막하죠.^^ 내가 하면 진리요, 나에 대한 비판은 다들 안목이 짧고 혼몽하여 모르는 것이다...라는 식이 많으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직관으로 정책이 실패하지 않기 위한 꼭지 몇가지를 찍어 내자면...

우선은, 개입하는 입장에서 절대 겸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책적 개입의 주체는 다양한 레벨, 그러니까 단순한 시민단체의 운동에서부터, 전 행정부적인 차원의 개입까지 다양한데... 어느 레벨에서 이루어지건 간에 일단은 유한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미국 정부라고 해도, 전세계를 적으로 돌려서는 양패구상 이상은 얻을게 없고, 아무리 국내에서 강력한 행정부라고 해도 제도 상에서의 행위들만 규제할 수 있을 뿐, 제도 아래, 또는 제도 경계선에서의 행위를 규제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국제화, 민간화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제도상의 영역은 지극히 한정적인 고로, 적극적 개입으로는 한계가 명확할 뿐더러 오히려 판이 꺠지기 좋은 지경이 되죠. 따라서, 뒷구멍을 모조리 막고, 애들을 쪼기 보다는, 애들을 유인하고 알아서 좀 기게 만드는 식의 통제가 더 유효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다음으로, 적어도 정책적 개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롤 플레이어들은 모두 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직접적으로 합의나 제도 참여를 유도하는 건 이상적인 이야기고, 적어도 이들의 행태나 이해관계가 개입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거죠. 각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변화된 룰 안에서 움직일 것인가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는 반드시 삐걱거리게 마련이죠. 안그래도, 기본적으로 인간의 언어에 근간한 모든 것들은, 일정한 헛점을 가지게 마련이기에, 어떤 개입을 설계했을 때 반드시 어긋나거나 삐걱대는 부분이 나오게 마련이니까요.

또한, 개입 만능론과 불개입 만능론 두 가지를 절대 주의해야 합니다. 전자는 관료주의라는 괴물을 만들고, 후자는 뭐... 판데모니엄을 만들죠. 특히 후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소회지만, 개입 행위가 이미 존재하고 정착한 상태라면, 이 것을 깨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개입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민영화 정책들이 종종 후자의 케이스로 흐르고, 그래서 영국의 모 전 총리=돌대가리 라는 말이 나오는 거죠.

특히나, 후자의 불개입주의로 갈 경우의 문제는, 인적인 문제로 이어지는데... 한마디로, 인적 청산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으로 흐르게 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비헤딩은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파급효과도 매우 방대하죠. 대표적인게 IMF의 진행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당초의 긴축정책 주장에 따라서 기업의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덤볐고, 그래서 실제로 기업들은 매출 기조의 체질에서 수익 기조의 체질로 급거 전환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비헤딩 당했죠. 그 결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강박증적인 조직문화를, 한편으로 다른 업종들, 대표적으로 주로 자영업이나 개인사업에 의존하는 업종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게 되었죠. 그로 인해 또다시 정치적 파워가 생겨나고 있고 말이죠.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과연 맞느냐 틀리느냐는 한 50년 뒤에나 판단이 서긴 하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첫번째와 겹치는 부분인데.... 도덕론과 이상론, 급진론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절대기준을 깔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개 그 기준이 지극히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적으로 본다면 분명 그래야 하고, 전거, 주변을 보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합리로 설명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죠. 특히, 가장 전형적인게 내가 속한 집단에서는 확고부동한 스탠다드인데, 남의 집단에서는 전혀 스탠다드가 아닌 것들이 있습니다.

이, 도덕론의 가장 좋은 사례가 금주법이고, 급진론의 가장 좋은 사례가 부셰빅들이죠.^^ 금주법은 마피아라는 괴물을 키웠고, 부셰빅은 원리주의 괴물을 키웠죠. 어느 정도 선에서, 남용과 타락, 악행은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이들은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것, 즉 매니저블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일소를 외친다는 것은 지나친 만용이죠. 특히나, 정부같은 공식적인 조직에 의한 일소라는 것이 또 다른 악을 만들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고로 한계선은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개입은 만능이 아니고, 또한 언제나 어스름가에서 뒤뚱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뒤뚱거리지 않는 것 보다는 나은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물론, 잘 달리게 개조를 한다면야, 또는 대명천지 아래로 끌어낸다면야 아주 바람직하겠습니다만.... 일단 그 전에 개입을 굴리고 거기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의 머리를 디지털회로로 바꾸는게 빠를지도 모를 일이죠. 사실, 이러한 "계몽론"자체는 1700년대 유럽에서부터의 화두였고 상당한 성과를 역사적으로 일구어내긴 합니다만, 여전히 그때의 이상에 이른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다만, 개입을 함에 있어서 겸손함과 적당함은 언제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전거를 찾고, 합리를 찾은게 인류사였으니 말이죠. 그런데 이 룰을 깨고 덤비는 사람들이 넘치고 또 넘친다는 점에서는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80년대와 80년대의 카피캣이 싸우는 세상이니, 피곤한 세상이죠. 세상에 부셰빅은 미국에 있는 것 만으로도 족합니다.

황금숲토끼님의 글을 보니 이번에, 게임 산업에서의 도박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의 도덕군자분들께서는 풍기문란을 일소하기 위하여 정의봉을 쳐드신 모양이더군요. 업계인 배제, 독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스스로 지극히 도덕적이라 생각하는 입장이신 듯 한데.... 보아하니 살인 좀 내시겠더군요. 뭐,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는 없을테니 밤에 잠은 잘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론에서 하도 써서 이젠 식상한 이야기지만, 그 양반들에게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라는 말만 해 주고 싶군요. 저승에서 괴벨스에게 훈장이나 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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