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철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9/26 철도에 있어서 전화의 효과에 대하여. (8)
2006/09/26 15:23

철도에 있어서 전화의 효과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Electrification(전화;電化)라는 개념에 대해서 워낙 전문적인 영역으로 다루어지거나, 역으로 다른 개념으로 다루어지는 경향이 다분합니다. 예를 들어, 경부선 전철화 라는 용어에 대해서 사람들이 통근형 전동차가 다니는 걸로 착오하는 점이라던가, 반대로 KTX의 직결을 생각한다던가 하는 점이죠. 따라서, 용어의 엄밀화라고 해야 할까, 그런면에서 좀 난점이 있는 면이 있습니다.

용어상으로 우리나라의 전기철도 시스템에 관해서는 두 갈래의 용어가 필요하게 됩니다. 하나는 Electrification에 해당하는, 기존의 디젤 견인이나 디젤 동차 시스템에서, 가선을 통해서 전기를 받아 다니는 전기기관차나 전기 동차가 다니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상 승강장과 통근형 전동차, 자동개찰기가 설치되는 전철 시스템의 도입입니다. 어차피 후자의 개념은 전자의 개념 상위에 적용되는 시스템이긴 한데, 사람들의 인지가 이렇게 되어 있으니 정의를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의 것을 전기화, 후자의 것을 전철화 내지는 통근노선화라고 표현을 구분합니다만, 후자는 또 법령상으로는 광역철도 내지 광역전철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이런 구분은 좀 임의적입니다. 그래도 일단 전 이렇게 좀 잘라서 이야기를 하는 택이니 그리 아십시오(...).

뭐...일단 개념타령은 여기까지 하고, 지금 현재 전기화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입니다. 호남선은 KTX 개통과 함께, 충북선은 그보다 좀 빨리 이루어졌죠. 강원도 노선은 일찌감치 전기화가 되었고, 현재 경부선 전철화가 거의 눈앞인 상황이죠. 수도권의 전철화 구간이야 말할것도 없고 말이죠. 예산도 상당한 규모가 투입되고 있고, 거기에 따라서 전기화가 어떤 효용이 있는가가 자주 언급됩니다.

전기화의 첫번째 장점은, 열차의 고성능화가 가능해집니다. 똑같은 기술 베이스로 갈 경우라도, 전기화할 경우 동력차에 엔진과 발전기, 연료라는 플랜트 설비가 없어지고, 그 대신에 변압기나 인버터라는 가볍고 유동이 거의 없는 설비가 들어가게 되죠. 디젤 시스템일 경우에는 엔진의 특성이나 기계적 구조, 모터의 연결방식에 따라서 운전상의 주의사항이나 가감속 성능의 제약이 발생하지만, 전기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을 상당히 경감하는게 가능해집니다(전기기관차도 조심할 건 많다지만). 중량경감과 제약조건의 감소에 따라서 결국 차량을 더 고속, 고성능으로 만들기가 쉬워지죠.

기술세대가 좀 다르지만, 7000호대의 3,500마력과 8200호대의 7,000마력을 보면 이 부분은 자명해지죠. 비슷한 세대의 8000호대 기관차도 5,200마력인가를 끌어내는 만큼, 디젤 시스템으로서는 고성능화가 상당히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도 많이 들고요. 또, 고성능화에 따른 고밀도화, 고속도화도 가능해집니다. 일단 출력이 높은 만큼 가속성능 확보도 쉽고, 경량화가 용이한 만큼 감속도나 허용속도도 높힐 수 있게 되죠.

두번째 장점은, 배기가스나 소음같은 환경오염 요소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디젤기관차나 디젤동차에 의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자동차도로에 비한다면 환경오염의 문제가 적은 편인데(1인당 내지 1톤당으로 가면 극단적이죠), 전기로 갈 경우에는 일단 시스템 자체가 환경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물론 디젤이 완전히 배제될 수 없기에, 입환기나 보수차량에 의한 배기는 피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실제 제공하는 수송량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죠. 아울러, 엔진 소음도 없애는게 가능해지죠.

아울러 대체 에너지의 도입이나, 회생제동같은 에너지 절감 기술 적용면에서도 전기철도는 유리합니다. 일단 차량에 모든 걸 걸지 않아도 되는데다가, 전기를 생산해 내는 방법 역시도 유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세번째 장점은, 코스트 절감입니다. 전철화 까지 진행될 경우 무거운 차량의 운행량을 줄일 수 있기도 하지만, 전기 자체가 에너지 이용과 전환에서 전체적으로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특히, 운행빈도가 높을수록 수요의 평균화나 시설비의 분담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전기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죠. 특히, 유가 문제에 있어서 완전한 탈피(아무래도 화력발전이나, 입환/보수가 있으니)는 어렵지만 부담 분산이 용이해 지기 때문에 근래같은 고유가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전기시스템은 가선이나 변전소 같은 고정시설의 증가는 초래합니다만, 비교적 가동부가 적고 쉽게 리던던시(잉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디젤 차량의 경우에는가동부가 많아서 하다못해 기름이라도 쳐야 하는 그런 정비개소도 많고, 또한 고장의 발생빈도 역시 상당히 높고 예방이 까다로워서 안정성이나 유지보수 비용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물론, 디젤 쪽도 리던던시를 확보해서 해결한다고 할 수 있긴 하지만 역시 한계는 있죠.

실제 간선의 전기화를 통해서 덕을 본 사례들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일본의 도카이도 선이죠. 직류전화가 1956년에 완공되었나 그럴텐데, 이러한 직류전화를 통해서 열차 편수를 늘릴 수 있었고, 전동차 도입을 통해서 고속화도 달성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동력비 절감은 당연히 달성되었고 말이죠. 특급 전동차 도입 이전에 이미 전기화 이후 기관차 견인으로도 30분 정도의 시간단축이 가능해 졌고, 여기에 전동차 도입으로 1시간 이상 시간 단축이 달성되었던 만큼 재래선의 효율향상에 있어서 이것 이상의 투자는 없다고 해도 될 정도죠.

이외에,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같은 유럽 국가들의 경우도 전기화를 통해서 경제성, 운행빈도를 확보한 예가 많고요. 스위스나 이탈리아같은 산악국가들도 덕분에 선형이 나쁜 간선에서도 보조기관차 도입을 최소화 하고 운행편수를 늘릴 수 있었고 말이죠.

다만 과제는 남습니다. 크게 보았을 때, 활용율과 편익, 기술적 복잡성 세 꼭지라 할 수 있죠.

우선 활용율은, 기껏 전기화를 시켜놨음에도 디젤차량 위주로 계속 굴러다니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비전화 구간이 많거나, 그런 곳으로 직결이 잦은 경우, 그리고 화물/여객 병용구간에서 심하다 할 수 있죠. 특히, 디젤 배기연에 의한 가선의 오염이나 부식은 결코 환영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고로, 가급적 전기차량 위주의 편성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고, 디젤 차량의 운행은 이유가 없는 한에는 피하도록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물론, 단순히 전기기관차 대량 도입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하화나 입환을 위해서는 디젤이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고, 모든 선구를 직결 문제 때문에 전기화를 한다는 것도 삽질은 삽질이니 말이죠. 대안까지는 아니지만, 결국 입환기관차의 대량 도입이나, 화물 취급역의 착발선 확충, 경계역에서의 기관차 교체 작업이 일단 따라야 할거고, 개인적으로는 캡슐화라 부르고 싶은데, 디젤기관차+화물/여객 편성을 그대로 전기기관차가 끌고가거나, 반대로 전동차를 운행하고 경계역에서 디젤기관차를 연결해서 나머지 비전화 구간을 다니게 하는 방식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편익 면에서도, 과거의 디젤 기관차에 의한 다이어 편성을, 전기기관차나 전동차 성능에 맞도록 개편하는 작업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현재 전기기관차가 자주 신호정차를 일으키거나, 조착 내지 연착과 같은 정시성 문제가 생기는 건 바로 이 부분 때문이죠. 아직 안정화의 문제가 있고 사고시의 다이어 혼란을 두려워 해서 개편을 미루는 면이 있는듯 한데, 여객 열차의 경우라면 다이어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사고에 따른 구난/비상 다이어를 따로 준비해 두는 것으로 벌충할 수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특히, 전기화에 따른 연결/분리의 빈도가 증가하는 만큼, 연결기나 입환 작업의 효율화도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주요 화물역에 입환기를 고정 배치하고, 화물의 유니트화(컨테이너, 팔렛, 피기백 등),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하화나 적재 작업, 그리고 포워딩 작업의 효율과 정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편익의 확보이자, 기술적 복잡성의 해결, 그리고 활용율 모두에 연계되는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복잡성은 큰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선반만 신경쓰면 되었지만, 앞으로는 가선까지 모두 신경써야 하니까 말이죠. 또, 변전소, 전기차량용의 기지와 검수시설 도입이 따르게 되는 만큼, 현업 직원의 재배치나 교육 필요성, 시설의 조정이 따라야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그야말로 경영과 인적인 영역이 워낙 큰 고로 이런 단지식 성 글에서 다루기는 어려운 영역이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철두철미한 관리체계가 반드시 부수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죠.

어째 글이 잡문이 된 듯 한데... 전기화는 국가적으로 피해갈 수 없는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의 폭주(특히 중국-_-)는 장기화될 전망이기도 하고, 또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이슈가 점차 커지고 또 쿄토협약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제 같은게 발생하게 되는 만큼, 미리미리 선행준비가 이루어져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수송의 퀄리티 문제에 있어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죠. 비록 국내의 전기인프라 사정도 있고, 정세적인 면에서도 과제가 여럿 있기 때문에 전기화가 일본에 비해서 거의 50년 이상 늦어졌지만, 이제라도 이러한 지연을 적극 해결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전기화의 선두주자였으나 지금은 완전히 전락해버리고 대안도 나오기 힘든 미국의 경우를 본다면 이 부분은 특히 그렇죠.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0 Comment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