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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0 노트북 신구 교대 (2)
노트북을 질렀습니다. 하나 사려는 생각은 작년 정도부터 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절실한 것도 아니고, 용도도 좀 애매해서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습죠. 그러다가, 요즘 근무처 환경이 변하면서 소요가 생겼고, 또 공용으로 쓰는 업무용 PC가 관리상태가 그야말로 개발살 레벨이 되면서, 아예 업무도 보면서 이 관리부실의 피해를 피할 겸 해서 아예 전용기를 쓰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ROC를 대충 잡았습니다. 예산선은 60 언저리로, 이 선에 걸리는 건 아톰 베이스와 저가의 울트라 신 머신인데, 아톰 베이스는 일단 45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사양을 검토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1. 워드프로세싱, 엑셀을 돌리는데 무리가 없을 것.
2. 중량은 1.5kg를 넘지 않을 것(가벼울 수록 가점). 특히, 기본휴대장구(어댑터, 마우스)를 포함했을 때 1.5kg 범위에 묶여질 것.
3. 기본 이용은 전원 연결을 하나, 필요시 배터리는 최소 2시간, 가급적 3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 것.
4. 자체 포트로서 랜과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으며, 포트 리플리케이터나 도킹 베이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단, 디스플레이는 D-SUB를 충족하지 못하면 HDMI에 컨버터로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할 것.
5. 무선랜은 각각 802.11b, g, n을, 유선은 최소 패스트 이더넷을 구비할 것(기가비트는 가점).
6. USB 포트는 본체에 최소 2개소를 갖출 것. 포트는 가급적 1개소 측방, 1개소 후방의 배치를 할 것(가점).
7. 가급적 키 배치에 pgdn, pgup을 기본 키로 구비하였으며, 포인팅 디바이스로 트랙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을 것(가점).
8. 하드 디스크, 60G이상의 용량을 사용할 것.
9. 업그레이드의 계획이 없으며, 향후 별도로 분해, 조립의 소요가 없을 것.
10. 가급적 운영체제가 부가되어 있으며, XP Home을 기반으로 할 것.
11. 외장 ODD나 메모리 등 USB 디바이스로의 부팅이 가능 할 것.
12. 팬 소음이 없을 것. 만약 팬이 붙어야 한다면, 적어도 소음의 강도가 약할 것.
13. 기계는 가급적 얇으며, 스크래치의 부담이 적으며, 디자인이 미려할 것.
이렇게 나열하니 졸 인간 까다로운 것 같아 보이는군요...-_- 그렇게 까다로운 성미는 아닌데, 검토 요소를 정리하다 보니 저렇게 되더군요. 저걸 다 맞추는 기계가 사실 있기는 있지만, 가격이 그야말로 J to the 망....인지라.
하여간 저걸로 필터링한 기계가 한 5종 정도, 울트라신에서 2종, 아톰 베이스에서 3종 정도로 답이 나왔는데, 해상도 문제 때문에 울트라신 쪽으로 검토를 했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엔 운영체제 붙은게 없다는 거죠. 일단, 최종 검토단계에서는 울트라신 쪽으로 기울었는데, 낙착 대상 기계가 물량부족으로 예판이나 하고 있는데다, 일단 예산 규모가 너무 커지는 감이 있었고, 어차피 스펙이 높아봤자 2년 정도면 현용기 레벨을 쫓아가지 못할거고, 그럴바엔 아톰 베이스로 2개년도 정도면 사명을 다해낼 수 있을 거라고 판단,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최종 대안은 중견 S사의 제품, 해외 D사의 제품, 그리고 W사가 E사로부터 OEM받는 제품 3개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모두 OS 부가가 되어 있는 장비들이었죠. 여기서 가장 유력한 건 W사 쪽이었는데, 디자인 적으로는 조금 애매하긴 했지만, 가장 가격이 쌌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었습니다. 네가 든 물건은 최저입찰가를 쓴 넘이 만든거니까 믿지말라는 전장의 법칙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예산선 아래로 한참 내려가는 건 메리트가 상당했었죠. S사 쪽은 6셀 배터리에 기기의 안정성이 어느정도 보장된다는 점, 그리고 무려 마트에서 파는 값이 최저가라는 점에서 혹했습니다(납기 1일 빠름). D사는 이전에도 검토를 했던 물건이었다는 점이나, 디자인 면에서 어느정도 강점이 있다는 점이 있었죠. AS가 악명이 있었지만서도, 어차피 S사도 좀 무리수가 있는 곳이고(전국망 레벨은 있지만), W사는 평은 양호했지만 납품처가 좀 악연이 있어서, 이 부분은 일단 고려의 밖으로 잡았습니다. 어차피 기기가 망했으면 AS단계 들어가서 감정 좋을 수도 없거니와, 노트북쯤 되면 기본이 기판 교체니 암만 좋아봤자 답이 없기도 하죠.
최종적으로 명운을 가른 건, 무선랜 부분이 되었습니다. 수신률에 대한 불평이 좀 보였는데, E사는 이전에 한번 쓴 맛을 보여줬던 라링크, S사는 호평받는 아데로스 칩이지만, 안테나 위치가 망했다는 평가였습니다. D사 쪽은 평가가 블랙박스였는데, 일단 자체 브랜드가 붙은 칩이고, 적어도 라링크는 아닌 거 같아서 일단 가납하기로 했습니다. S사가 최종단계에서도 좀 아쉬웠지만, 역시 수신률이 떨어진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디자인 면에서 좀 마음에 안드는 요소가 있어서 결국 제외했습니다. 결제방법 면에서도 마트다 보니 신용 일시불을 안쓰면 추가금융비용이 나가는 점이 좀 애매했고요.
사실, 하드디스크를 제외하면 델의 mini 9 16gb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들기는 했는데 불행히도 이 녀석은 시장에 나와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낙착은 d사, 즉 델의 mini 10v, N280모델로 잡았습니다. 어째 좀 장고 끝의 악수가 된 느낌이지만... 일단 샀으니 잘 지내 봐야죠.
이런 결심과정을 마치고서, 짱박아 뒀던 구 노트북을 꺼내들었습니다. 호부후 빌려주고서 1년인가 2년만에 꺼내드는 거였죠. 기종은 N505VE인데, 첫 출시가 99년 10월, 제가 산건 중고품으로 2001년 6월 경이었죠. 사실, 되돌려 받을 때 상태이상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윈도 부팅 시퀀스 도중에 먹통 정도로 하드 인식에 문제는 없는 상태였고, 이미 그 시점에서도 사명을 다한 수준이어서 뭐 살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이런 상태였죠.
기왕 노트북 생각난 김에 꺼내서 정비를 해보려고 했는데, 부팅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그래서 가지고 있는 외장 ODD로 살려보려고 했는데, 이놈의 소니는 전용 장비로만 부팅가능이라 뺀찌. 그래서 무려 FDD로 부팅을 해 봤더니, 하드 자체가 아예 FDISK에서 취급이 안되더군요. 바이오스에서는 좀 애매하게 나오기는 하는데, 일단 회생불능 판정을 내렸습니다. 1년 이상 부팅을 안했더니 하드가 고착되거나 한 듯하더군요.
이렇게 생각하면 참 이넘이랑도 다사다난 했었는데, 예전에 해외 출장도 이넘을 가지고 가서 현지에서 자료정리를 하는데 써먹었고, PT뛸때도 이거에 포트리플까지 달아서 했었죠. 또 지방에서 생활할 때도 이넘을 메인으로 쓰고, 주말에 귀경하면 랜에 붙여서 자료교환을 하고 그랬었죠. 한 4~5년 동고동락을 했었죠.
뭐, 아쉬운 것도 많아서, 랜포트도 없고, 그래서 PCMCIA 랜카드를 따로 사야 했는데 단가들이 다들 후덜덜 했었죠. 이상은 3com의 포트 접이식 랜카드였지만 가격이 압박인데다, 이걸 쓰면 노트북 하판이 휜다는 말이 있어서(기계가 너무 얇아서 케이블 끝단으로 귀퉁이가 들리고, 그래서 하판이 휜다나. 실제로 전 주인이 그렇게 써서 상하판이 완전히 딱 안붙었죠) 어쩔수 없이 포트 돌출을 각오하고 써야 했었죠. 그나마도, 포트가 그냥 돌출된 타입이 가장 싼데, 이걸 붙이면 휴대성이 개판이어서 분리형 포트를 쓰는 좀 비싼 걸 따로 구해 써야 했었고 말이죠. 또 기기나 어플이 죄다 전용품들 투성에, 어플들도 꽤나 리소스를 쳐먹는 거라서 성능이 비실했었죠. 윈도 98시절에 이건 상당한 페널티였고, 이점에서 사실 대기업 제품은 별로 안좋아 했던 면도 있었습니다.
또 메모리도 기본이 64mb(요즘같으면 상대도 안할 숫자죠-_-)다 보니, 이걸 128mb로 확장하려고 정말 쌩돈 써가면서 메모리를 따로 구하고, 또 손 떨어가면서 기계를 열어 설치를 했었죠. 해외구매로 어찌 해보려고 했지만, 지금과 달리 이쪽은 상당히 복잡다단하다는 문제가 있었고요. 포트도 리플리케이터 경유로 써야 하는게 많아서, 본체는 슬림하고 가볍다지만, 결국 기동시에는 포트 리플, 마우스, 어댑터, 랜 포트가 기본이 되었고, 또 이걸 담는 가방이 좀 크다 보니 외장 FDD도 걍 들고 다녀서, 최종적으로는 그냥 12인치나 14인치의 일반기종을 사도 상관없는 수준이 된게 안습이었죠. 여기에, 배터리도 표준품이 1시간을 못버티고, 이것조차 리필 한번 받았다가 말썽부려서, 아예 AS센터에서 신품을 따로 구해다 썼었죠. 그냥 샀으면 엄청 비싼걸 그나마 싸게 샀지만, 다른 기종 동 용량이면 근 반 값 레벨이었기 때문에 두번다시 소니 노트북은 안사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죠. ROC의 대부분도 이 경험의 반성으로 정해졌달까요.
그래도 하여간 동고동락하던 넘의 사망을 확인하고, 신품을 받아들게 되니 기분이 묘합니다. 이것도 나름 시대의 흐름인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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