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다녀왔습니다. 개통한지 한 3개월쯤 되었는데, 정작 갈 일도 가볼 기회도 없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죠. 그래서 좀 여유가 될 때 한번 과감하게 가 보았습니다.
이쪽 차량 행선은 정말 끔찍한게, 종로를 기점으로 봤을 때, 청량리, 성북, 창동, 의정부, 주내, 동두천, 소요산으로 상당히 세밀하게 갈리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게 확연하죠. 패턴이 좀 있는 듯도 싶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질 않아서 이건 좀 시각표를 봐야 할 듯 싶군요.
마침 탔던 열차가 소요산행 열차였는데, 일부러 중간역인 옛 의정부 북부역, 현재의 가능역에서 내려서 종착열차들을 하나씩 잡아 타 보면서 이동했습니다. 결국 소요산, 주내, 동두천, 소요산의 순으로 열차가 오더군요.
타면서 보니, 의외로 도봉산이나 회룡, 의정부 역의 수요가 엄청나더군요. 거의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의정부를 지나니 열차가 거의 비어버리더군요. 앞으로 연선개발과 노선의 인지가 늘어나면 이 모습도 수정되긴 하겠습니다만, 의정부역이 가지는 위상이 꽤 강하다 싶더군요.
그리고, 가능역에서 내려봤습니다. 예전엔 의정부북부 역이었죠. 북의정부 정도로 개명하지 않을까 했는데 과감하게 가능이 되었더군요. 능묘 이름을 딴 동네인데, 어째 이름이 묘하게 붙었달까요.
가능역은 구조가 좀 독특한데, 2폼 3선+측선 1선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중간 회차선이 있는 구조냐 하면 그건 또 아니고, 사진 좌측의 상대식 승강장 쪽이 본선, 나머지는 모조리 측선 개념으로 씁니다. 편의시설의 구성이나 디자인적으로는 상당히 미려하지만, 배선 구조에 대해서는 좀 갸웃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교외선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하면....
승강장 쪽은 본선이 아닌, 주박선으로만 쓰이게 되어 있고, 교외선의 본선은 저 무정차 통과하는 측선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교외선 방향으로는 열차다닐 일이 없으니 그렇다 치긴 하는데, 향후 확장성 면에서는 좀 여러모로 괴한 구조가 되겠더군요. 배선을 죄 뜯어고친다면, 결국 저 경원선 방향으로의 건널선을 제거하고 이 주박선으로 선로를 이을텐데, 이는 즉, 승강장을 신설하든가, 아니면 사실상의 무정차 통과화 하든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분명 확장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음직 한게, 교외선 고가쪽은 전 선 복선노반에 단선 철도로 깔아두고 있어서 복선전철화도 가능한데, 왜 배선은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렇다고 의정부 방향으로 고가를 넘겨서 경원선 진입을 하는 것도 아니겠고 말이죠.-_-
뭐, 다 시설공단 횽아들이 생각이 있어서 그래놨겠습니다만.
주내역 쪽은 화물 측선으로 내려가는 선로가 있는데, 이게 향후 교외선으로의 삼각선을 설치할 경우 측선으로 쓰이는 선로가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다만 도로 등의 지장물을 어떻게 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진은 찍어놨는데, 위 사진 이상 개차반이라 패스.-_-
중간에 있는 녹양은 개발이 상당히 추진중이어서 괜찮은데, 정작 주내는 주변에 별 역세권이 없더군요. 다만, 다음 열차로 이동하다 보니 중간에 양주시청이 있더군요. 거리는 제법 되긴 하겠지만 역이 놓인 이유가 대충 보인달까요. 역 주변 개발도 어느정도는 예정이 있는 눈치고 말이죠. 이쪽은 기존선 개량이라고 하지만, 양주시 쪽의 개발 붐에 맞춘 일종의 개발용 철도로서의 기능이 꽤 기대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내 다음에는 덕계인데 미개통, 그 다음은 덕정인데, 현재 역간거리가 후덜덜하더군요. 7km 가까이 되는 듯 한데.... 다만, 경부선 구간만큼 포스넘치는 주행은 보여주지 않더군요. 쳇.-_-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왔는데. 일단 노선이 좀 굴곡이 많기도 하고, 또 다이어 설정 자체가 좀 완만하게 되어 있는 듯 하더군요. 그리 쎄게 밟지 않았는데 덕정에서 조착을 내더군요.
이후 지행, 동두천중앙인데... 동두천중앙역은 이름 답게 주변에 시가지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더군요. 그리고 연선에 깔린 적색과 백색 체크 무늬 급수탑이 곳곳에 보입니다. 즉, 미군기지들이죠-_-. 이쪽은 누구 말따나 군사노선이라고 해도 될만큼, 갖가지 군부대가 깔려 있습니다. 동두천이 의정부 북쪽으로는 주요 시가지라서 연장한다면 여기가지 해야 하기도 하지만, 일단 이 일대 주민의 봉사와 부담에 대한 보상적인 차원이나 연선 군부대의 복지적 이유도 노선 연장의 이유도 있지 않을까 추정해 봅니다.
특히, 동두천의 경우는 말이 많았죠. 향후 군부대 조정이 따르면 뭐 안보 관련한 이슈는 제쳐두고라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커서 우려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 전철 개통에 따른 스프롤링, 그리고 부대 조정에 따른 경제 축소는 이 지역의 과제로서 남을 듯 싶습니다. 이건 교통발전에 있어서 늘 과제라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여기까지 오면서 열차는 정말 한산하게 오더군요. 아무래도 시외방향이 미어터질 시간대를 피한게 주효했던 듯. 이정도의 수송량이라면 정말 24분 시격을 넣어도 할 말이 없겠긴 한데... 이 생각은 또 다시 돌아올땐 바뀌었습니다.
그런 상념이야 어찌되었건 동두천에 도착을 했습니다. 주변이 상당히 썰렁하더군요. 춘천과 남춘천의 관계 이상이랄까요-_-.
타고 온 열차 쪽을 찍었습니다. 회차 대기중이더군요. 소요산행 뒷차를 보내고 난 다음에 출발하도록 시간표가 짜여져 있더군요.
동두천 역은 그 규모가 확실히 큽니다. 동두천중앙 쪽은 전형적인 전철역 구조인데 비해서, 이 역은 측선도 많고, CDC의 여객취급을 위한 승강장도 부설되어 있더군요. 마침 갔을때 신탄리 행 CDC도 한 대 대기중이었고 또 입환중인 열차에 유치중인 화차까지 다양하게 있더군요.
승강장에서 연천 가는 아주머니 두 분이서, CDC 기관사 분께 연천가는 기차냐고 물어보는 장면을 마침 찍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CDC의 디테일이랄까, 그런게 좀 눈에 띄더군요. 정작 찍사가 철면피가 못되는데다 기술도 개판이라 촬영이 허접합니다만...
저러다가 입환 차량이 들어오더군요. 역시 화차는 시끄럽습니다-_-. 제동도 거칠고 말이죠. 또 마침 저 때, 저 CDC쪽 선로와 전철용 선로를 분리하는 선로 펜스를 보선원 분들께서 설치중이시더군요. 아마도 CDC 잡아타겠다고 전철 승강장에서 뛰쳐내려가는 강심장인 분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_- 그 사진은 차마 못찍고 입환장면만 한장.
이렇게 보니 꽉 차 보이는군요. 저 화차의 길이는 보기보다 짧아서, 20m 표준인 전동차 보다 짧은, 아마도 14m 기준이 아닌가 싶더군요. 14m가 환산 1.0으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기준이 마련된게 일제 즈음인가 그렇죠. 일본도 14m=환산 1.0인 걸로 얼핏 본지라.
뭐, 이렇게 어벙대는 동안 소요산행 전동차가 와서 타고 소요산으로 향했습니다. 동두천역은 전동차 유치선도 꽤 갖추고 있더군요. 운전상으로는 아마 의정부 다음으로 큰 역이 된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건 그렇고, 소요산으로 가는 동안 구선 노반인지 공사를 하는 노반인지 전동차가 다니는 선로 옆으로 공터가 좀 있더군요. 열차는 지면과 동일한 위치를, 별도의 방음벽이 없이 단지 펜스만 쳐 진 선로를 따라 달리는데, 마치 옆나라 로컬선 같은 분위기가 나더군요. 물론, 차량은 360도 다른 도시철도형 차량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소요산에 도착했고, 내리자 마자 인증샷(....) 한 장.
소요산역은 배선이 오묘하면서도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인데, CDC용 승강장은 전동차 선로 건너면, 저 사진의 측선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동차용 선로는 이렇게 승강장 쪽이죠. 저 앞의 안전측선은 이 특성을 반영한 모양새입니다. 개찰을 하는 역사 자체는 이 전동차 승강장 쪽에 설치되어 있죠. 즉, CDC는 선로를 건너야 하고, 빈도가 잦은 전동차는 워크스루, 즉 평면상에서 개찰하고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더군요.
다만, 좀 낭비성이 보이는게... CDC쪽 선로로 건너가는 건 과선교로 해 두었더군요. 만약 개찰구가 이 전동차 선두쪽이거나 승강장 중간 정도 즈음이라면, 이쪽 선두방향에 계단이나 슬로프를 두고, 그냥 건널목으로 처리했으면 어떨까 싶더군요. 공사비도 아끼고, 이용객들이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되고 말이죠. 물론, 앞으로 이 구간도 복선전철화 하게 된다면 이 과선교 설치는 필수적이긴 하겠지만 말이죠.
소요산역은 여러모로 인상적인게... 등산객이 많습니다. 정말 징하게 많고, 다들 장년층 이상인 분들이더군요. 천안에 이은 무임권 이용 주요 역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랄까요.-_- 그래도 이용객이 복작댄다는 것은 철도에서는 좋은 징조죠. 소요산역의 경우 꽤 깨끗하고 단촐하게 전철역사화(그래도 제법 규모가 됩니다. 간이역 치고는 말이죠) 되었는데, 이 날 보니 역사 규모가 부족한 모습이 보일 정도더군요. 이전에도 주요 역으로 대접받는 역이니 그럴만 하겠지만 말이죠....
이 사진의 왼쪽으로 개찰구와 역 건물이 있죠. 사진 방향은 동두천 쪽입니다. 곡선이 꽤 빡세 보이는데, 구 선로를 그대로 개량해 쓴 탓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건널목도 그대로 설치되어 있는데... 향후에는 과제가 될지도 모르겠더군요. 뭐, 단선 연장을 하는데 뻑적지근하게 고가로 올리기도 미안하긴 합니다만...
이후, 역사 외관도 제대로 못찍고, 거의 30분 시격으로 다니는 전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다시 타고 온 전철을 타고 돌아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는데, 그걸 또 되짚어 가는 바보짓을 한 셈이죠-_-. 좀 주변이라도 둘러보든가 했어야 하는데. 어차피 집에서 극점에 있는 곳인 만큼 자주 오긴 힘든 지점이기도 하죠.
귀가는 거의 비몽사몽간에 졸면서 했는데, 결국 회기역에서 용산-덕소간 전동차로 지상 우회해서 용산에서 재환승, 귀가했습니다. 역시 지하구간은 지겨운지라. 환승 스케쥴만 잘 맞는다면 오히려 이 우회선 쪽이 시간적으로는 조금 어드밴티지가 있죠.
이 경원선 철도는 연선 개발 문제와 안정화, 즉, 승객 인지도가 확보되면 이후로는 충분히 발 역할을 할 소지는 다분하다고 보입니다. 듣기로 병행하는 버스 노선들은 소요시간이 말 그대로 안습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문제는, 그래서인지 철도쪽도 소요시간 단축에 별 의지가 안보인다는 점이죠. 아침과 저녁에 급행이 있다고는 하지만, 급행운전 구간도 의정부까지로 짧고, 또 평시에는 없다는 문제가 있죠.
이건 좀 과제가 되는게, 이후에도 시설은 분명히 있는 상황인데, 왜 급행운전을 안하는가...라는게 좀 그렇더군요. 성북 이남이야 워낙 배차가 살인적이니 그렇다 치지만, 그 북쪽으로는 대피선도 있고 환승역도 있어서 급행의 효과가 충분히 존재할 듯 하다는 겁니다. 또, 평시에는 도로 정체가 없어서 오히려 철도보다 도로가 우위를 보이는데, 이럴땐 역으로 철도 역시 공세적으로 나서야 승객 유치를 할 여지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또 배선과 배차도 좀 과제는 있다고 보입니다. 우선, 회차를 대피선 쪽으로 돌려서 하게 한 것이 좀 그렇더군요. 이건 다용도성을 고려한 조처고, 실제 화물 대피나 전용선 진입 취급을 위해서는 이게 낫지만, 전동차의 밀도 확보를 위해서는 지하철 스타일로 회차선을 설치하는게 낫지 않은가 싶더군요. 특히, 이 방식의 경우 정차-승객하차-발차 후 측선진입으로, 본선에 미치는 용량 부담이 적은데, 현재의 측선 회차방식은 평면교차를 전제로 하고, 또 역 진입 전에 감속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죠. 이 문제로 노량진역의 회차기능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고, 성북역도 참 구조가 애매하게 되어 있는 것인데... 너무 일반철도 순혈주의에 빠진게 아닌가 싶더군요.
동차가 많은 일본의 경우 이런 지하철 스타일의 회차선 구조도 흔히 있고, 이걸 일부 개량해서 다용도로 쓸 수 있게 하는 예도 종종 보입니다. 그렇기에 고밀도 운전이 가능한 거고 말이죠. 경원선 자체가 혼합교통선으로서의 특성이 크지만, 주력이라 할만한 동차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은가 싶더군요.
배차 부분도, 성북착의 일부 연장이나, 의정부착의 일부 연장도 고려를 해 봄직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의정부에서 발생하는 여객이 상당한 규모인지라, 성북 회차의 차량 일부를 연장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싶더군요.
또, 특성에 따른 부분이지만, RH 시간대를 약간 빗나간 대역에 소요산 착발 열차가 일부 증편될 수 있다면 증편하면 어떨까 싶더군요. 이 지역 행락객의 특성상, 아침에 와서, 오후에 빠져나가는 당일치기가 많은데, 이런 수요를 반영한 배차를 해 봄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이야 3개월 밖에 안되었고, 앞으로 3~6개월은 더 지나보고, 또 연선개발이 어느 정도 촉진된 다음에 그 성과를 보긴 해야겠습니다만... 이런 아쉬운 부분이나 니치를 좀 더 눈여겨 보는 운영이 되었으면 좋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