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4 13:52

비상식의 시대

위성의 궤도 변경이 무슨 애들 밥끓여먹는 건줄 아는 바보들이 국회에 포진해 있다는 데에서 왠지 절망감이 드는군요. 위성 궤도 변경 한번 하면 운영 수명이 얼마가 주는지 알기는 아는건지 원. 우리가 어느 나라 처럼 열쇠구멍들 수십개씩 띄워놓고 사는 나라도 아니고, 거기다가 정보자원으로 독점 사용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저런 짓을 하는게 뭔지는 알고 떠드는건지. 막말로 그렇게 위성 수명 소모시키면 국감장에서 서류 던지며 관련 공무원들 욕하고 보도자료 뿌릴 바보들이 그들이지요.

저고도 위성의 경우에는 14시간 마다 지구 한바퀴를 도는데다, 동일 지점에 도착하는데에 보통 몇 배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평면 지도상에 어지럽게 사선이 그여져 있는 걸 우주센터 전경 찍을 때 자주 보는데, 이는 정지궤도 위성이 아닌 이상에는 정확한 시간에 그 위치에 오도록 잡는게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죠. 정지궤도 위성가지고는 지상을 미터 단위 해상도로 찍지도 못할겁니다. 3만km 거리인데-_-.

그리고 장비 부족에 대해서 또 장관 욕한 오크가 한 마리 있다고 하죠? 장비 하나가 무슨 사무용 PC 한대 사는 걸로 아는 바보라 그런겁니다. 우리가 일본 수준으로 지진파 측정 장비나 방사능 측정 장비 같은걸 갖출 수 있다면 노벨상 몇 개 받고도 남지요.

사실 일본의 지진 측정을 보면, 걔들 전국망 깔고 그걸 유지하는데 연간 예산을 얼마 꼴아박을지 엄두도 안나옵니다. 또 그렇게 깔아도 지진이 잦다 보니 바로바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거죠. 5분만에 지진 속보와 지역별 진도 정보가 TV를 탈 수 있는 건 장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정례화된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정도 투자를 할 수 있을 만큼 사건이 자주 일어나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빈도에서 그정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건 전형적인 예산낭비가 될 가망이 크죠. 만들고 나서 3년 뒤에는 예산 낭비라고 감사를 당하죠. 물론 그때 보도자료를 날려 언론에 까발리는건 누군가의 몫이죠.

방사능이나 핵물리 쪽은.... 말 그대로 예산의 게임이죠. 입자가속기 구경과 규모를 갖추고 어쩌고 하면 대략 끝이 없기도 하거니와, 그걸 가지고 한강 전체 만한 물에서 삼중수소 하나 건져올리기를 하는 그런 일도 잦은 바닥이라 막대한 인원과 장비가 소요됩니다. 그게 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게 많은 이유죠. 일본도 그런 장비를 마구 지르는 건 우리랑 비슷한 이유가 있긴 한데, 노벨상 따먹기를 정부차원에서 잘 밀어주기 때문이라는 면이 큽니다. 물론 대학이 그럴 능력이 되기에 그렇게 밀어댈 수 있는 거지만 말이죠.

뭐 여담이지만 한국같으면, 어느 모 특정 대학이 따먹고, 다른 대학들은 손가락을 빨아야 하는데, 모 특정 대학은 미적대면서 기초연구만 깨작대다 결국 언론타서 욕처먹고 흐지부지가 되는 그런 상태로 흘렀을 가망이 99%쯤 되죠. 이건 부패라기 보다는 구조적 무능인데... 그게 듣기로 80년대에 비해서 나아져서 그 모양이라는데에는 좌절을 안할 수 없지요.

정보 수집 체계라는 것은(오오 이건 베이징 정부의 주 관심사) 까놓고 말해서, 평시엔 전혀 의미가 없다가 중요할 때에만 반짝 빛을 내는, 예산을 마구 잡아먹는 괴물입니다. 미국처럼 그런 예산 소요를 감내할 만큼의 체력이 되던가, 아니면 일본처럼 대학이나 민간 창구라는 우회 통롤르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이걸 꿸 만큼의 잔머리가 되던가 둘 중 하나가 안된다면 한계가 명확할 수 밖에 없는 요소죠. 우리는 애시당초 저런 거에 대한 준비나 독트린, 폴리시 같은 것도 없고, 거기에 관심을 가진 적도 없죠. 장비와 인원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지고, 저런 걸 연구하라고 한 사람들은 비즈니스 하는데에만 바쁘니 말이죠...

뭐. 어차피 利를 쫓는 사람들이 理를 어찌 알겠냐마는.... 저런 것들을 데리고 나라가 굴러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갑갑하기 그지 없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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