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14 16:31

뱃맨 : 닭나잍

 이렇게 적는 걸 원하는 모화론자 선생들이 많으니 그 례에 따라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배트맨 영화는 고릿적의 팀버튼 영화와(벌써 시대가 이정도인가 싶은데), TV 애니메이션을 부정기적으로 본 정도가 전부라서, DC코믹스에서의 배트맨이 어떻게 되고 어떤 흐름을 타고 왔고 어디가 주안점인지는 뭐 논할 재간이 없는 건 당연지사겠죠. 심지어 이 전작인 비긴즈도 안봤으니, 그냥 다크 나이트라는 영화 정도만 두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뭐랄까,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시나리오도 적당히 정신없으면서도 일단 흐름은 딱 이어지고 있고, 그래픽이나 특수효과, 볼거리도 꽤 잘 되어 있습니다. 극장판 공각기동대의 다이브 장면도 이젠 거의 고전이 되다시피 했는지, 여기서 다시 보는 것도 새롭고요. 연기에 대해서도, 크리스쳔 베일의 이중 연기(배트맨의 쉰 목소리+무뚝뚝함과 재벌2세의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꽤 빵빵한 조역급들이 상당한 것 같고, 조커는 그야말로 보는 사람마처 치떨릴만큼이라고 할만했습니다. 그만큼 악역의 극치를 보여주는 연기랄까요. 뭐랄까,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커츠 대령만큼 심연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조금 눈에 거슬리는 거라면, 역시 레이첼 역이 조금 구색에서 비는 면이 있는 것 하고, 시나리오 적으로 조커가 거의 전지전능 수준으로 묘사되는 점(뭐 그게 조커긴 하지만), 고담이라고 하지만 시카고가 나온게 조금 아쉽달까요. 시카고도 조직범죄로 유명한 동네니 그렇겠지만, 역시 고담하면 대구 뉴욕인데 말이죠. 고딕한 분위기에, 건물은 적당히 올드패션이어서 고층주제에 창문이 작달막하고, 지면은 언제나 비에 젖어있고, 밤에는 자동차만 다니고 인적을 보기가 어려운 그런 느낌 말이죠.

 마지막에 다루는 독재나 위악에 대한 묘사 부분은 글쎄, 딱 대중들이 음미하기 좋은 정도의 범위에서만 다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 볼 정도까지만 제시하고 그 뒤는 제시하지 않았달까요. 뭐랄까, 여기를 좀 깊게 들어가려다가 부담이 커질것 같아서 그냥 좋게 끝을 낸게 아닌가라는 느낌도 있는데, 아무래도 대중영화에서 이런걸 너무 들어가면 안팔리고 욕먹기 좋으니 적당한 정도에서 정리한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사실, 영화의 결론은 좀 미적하지만 "그래도 결국 위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당한 수준이라면." 이라는 결론에 가깝달까 그런 감입니다.

 영화의 저런 짧은 코드랄까 그런데서 은근히 다른 영화의 것을 가져온게 아닌가 싶은 이미지들이 좀 있긴 했습니다. 기폭장치 장면에서 죄수의 왕초로 나오는 사람의 이미지는 존 커피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크고 우락부락한데 선량한), 홍콩은 거의 공각기동대 삘이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조커가 쓰는 작전같은 건 다이하드3가 생각나더군요. 조커가 미디어를 많이 쓰는 점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성동격서나 갑작스런 폭발물이나 이런 건 여러모로 다이하드3가 좀 떠오른달까요.

 영화는 100만을 넘길까는 조금 회의적인데, 일부에게는 꽤 호평받을만한 영화기는 하지만, 아주 대중적인 맛으로 간다면 좀 어렵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일단 위악자라는 결말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커와의 대결 결과가 좀 끝맛이 많이 나빠서 말이죠. 시나리오에서, 광대와 환자를 뒤집어놓거나 하는 것은 이걸 좀 완화하고, 결말을 좀 합리화하기 위한 장치같기는 한데, 역시 헐리웃산 히어로 영화 치고는 좀 탁한 맛이 강한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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